창업투자회사 e캐피탈㈜의 홍종국(48·다인벤처스 대표) 전 사장의 진술이 BBK 사건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최재경 특수1부장)은 최근 홍종국 전 사장의 소환, “1999년 9월 BBK 주식 60만 주를 매입했다가 2000년 3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56만 주 정도를 김경준(41·수감 중) 씨에게 팔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씨의 주장은 김씨가 검찰에 제출한 한글 계약서의 내용을 정면 반박하는 것이다. 이 계약서에는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2000년 2월21일 BBK 주식 61만 주를 49억9999만5000원에 김 씨에게 사들인 것으로 나타나 있다.
홍씨는 10월26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99년 9월 BBK 출자 후) 3개월 정도 후에 회수를 하면서 합작관계가 청산되었다”고 진술한 것에 대해서도 “국감 증언에서는 통상적인 기간을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홍씨는 “내가 특별한 의도로 한 말은 아니다. 지분 출자부터 최종정리까지 그다지 긴 기간이 아니다. 지금 최종확인을 해보니 5개월 정도 된 거 아닌가? 그때 나는 (국회에서) 3~4개월 후에 모든 것이 정리되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그 이후에 이런 질문들이 계속 나와서 직원들에게 확인해보니 2월말~3월초로 의견이 모아지더라”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홍씨의 진술로써 김경준씨측이 제시한 이면계약서에서 계약시점인 2000년 2월에 이명박 후보는 BBK주식이 한 주도 없었다는 게 입증됐다”며 “다시 한 번 ‘이 후보는 피해자이고, 가해자는 사기꾼 김경준’이라는 움직일 수 없는 진실이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그동안 사기꾼 김경준과 거래하며 무차별 허위폭로를 일삼았던 신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국민 앞에 엎드려 사죄하라. 허위폭로, 흑색비방에 대한 법적, 정치적 책임을 지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대통합민주신당은 “홍 전 사장은 매수된 증인”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신당 정봉주 의원은 “홍 전 사장이 국감에서의 자신의 진술마저 번복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이어 “국정감사 증인들은 예민한 문제들에 답해야하기 때문에 미리 많은 준비를 하고 나오는데 홍씨가 그때는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하던 사람이 지금은 정확한 기억을 얘기하는 게 이해할 수 없다. 김경준의 한글계약서를 부정하기 위해 날짜를 짜맞추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김경준 가족도 보도자료를 내고 “홍씨는 이명박 후보에게 매수되어 이 후보편에 서서 얘기 해주는 사람중의 한 사람”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