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해, 와인처럼 그윽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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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의 마지막을 보내는 여행지 5

2007년 한 해가 저물어간다. 이번 성탄절과 연말연시에 가볼만한 여행지로 어디가 좋을지 행복한 고민에 젖어볼 때다. 눈 내리는 날, 캐롤을 들으며 겨울바다를 만나봐도 좋겠고 고요히 눈에 덮이는 산사의 숲길과 경내를 걸어보는 것도 운치가 그윽하다.

겨울방학이 시작됐으니 아이들과 함께 천문대를 찾아가서 별자리를 찾아보거나 박물관을 탐방해보는 것도 좋은 여행 코스이다. 한국관광공사에서는 여행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성탄절과 연말연시에 찾아가보면 좋을 여행지들을 선정, 발표했다.

청도 와인터널 구경 → 감와인 시음 → 석빙고 또는 운강고택 답사 → 운문사 답사 → 용암온천 온천욕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경북 청도의 여행도 가볼만한 코스다.

와인은 사랑의 묘약이다. 성탄절과 연말연시 모임에 잘 어울리는 술이다. 경상북도 청도의 와인은 포도가 아니라 청도 특산물인 감으로 만든 것이라서 주목을 끈다. 와인터널을 구경하고 그 자리에서 감와인을 시음해보는 여행은 겨울이라는 계절에 잘 어울린다.

청도군 화양읍 송금리로 가면 (주)청도와인의 와인터널이 있다. 이곳은 대한제국 말기에 경부선 철도용으로 뚫었다가 사용하지 않고 방치해둔 터널로 명칭은 송금리터널이다. 붉은 벽돌로 만든 터널이 1.1km 정도 이어진다.

일정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고 있어 와인숙성고로 안성맞춤. 이 와인터널에서는 10만병의 와인이 숙성되고 있다. 청도반시를 원료로 한 감와인은 2005년 11월 부산APEC정상회의 만찬주로 선정돼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았다.

와인터널 입구에는 시음장이 마련돼 주말 연주회가 열리는가 하면 청도를 찾는 여행객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와인터널 시음체험은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시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9시. 시음으로 만족하지 못하겠다면 간단한 안주와 함께 와인을 한 병 주문해서 마셔도 좋다.

회사 관계자는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의 특성을 모두 지니고 있는 것이 감와인의 장점’이라면서 육류와 생선류로 만든 모든 요리와 한식에도 잘 어울린다고 자랑한다.

청도와인측은 오는 12월 24일 오후 2시부터 두 시간 동안 ‘감와인과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 이브 음악회’를 갖는다. 클래식, 시조낭송, 재즈 공연 등으로 진행된다. 200명의 소수 인원만 초청해 음악회를 열 예정이다. 참가신청은 청도와인 홈페이지(www.gamwine.com)에서 선착순으로 예약받는다.

감와인을 맛본 다음에는 청도석빙고(화양읍 동천리), 운강고택(금천면 신지리), 운문사(운문면 신원리) 등을 차례로 답사해본다. 청도 석빙고는 조선 숙종 때 만들어졌으며 현재 남한에 남아있는 여섯 개의 석빙고 중 축조연대가 가장 오래됐다. 운강고택에 가면 조선 후기 경상도 지방 양반가의 규모를 살펴볼 수 있다. 건물은 모두 9동 80여칸에 이른다. 만화정은 운강고택의 부속 건물로 운강 박시묵이 1856년경 건립한 정자이다.

신라 진흥왕 18년(557)에 창건된 운문사는 원광법사가 화랑들에게 세속5계를 전했던 곳이다. 고려 때 일연이 머물며 중화사상에 물든 삼국사기에 맞서 단군신화로 시작하는 삼국유사를 저술, 몽골 치하에서 피폐한 민족혼을 북돋웠다. 운문사에는 문화재가 즐비하다.

대웅보전, 금당 앞 석등, 구리항아리, 원응국사비, 석조여래좌상, 사천왕석주, 삼층석탑이 모두 보물로 지정돼 있다. 경내의 처진 소나무는 천연기념물 제180호이다. 운문사가 들어앉은 자리는 정감록이 꼽은 10대 명승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청도군 여행 마무리를 온천욕으로 하고 싶다면 용암온천(화양읍 삼신리)을 찾아간다. 청도용암웰빙스파라는 업체가 온천욕장을 운영 중이다. 바데풀, 아쿠아테라피, 각종 테마탕, 체지방분해실 등이 설치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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