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국, 'BBK와 이명박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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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카 김, "홍씨는 매수된 증인" 비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BBK와 무관하다고 주장, 파문을 불러일으킨 홍종국 전 이캐피탈(E-캐피탈) 대표가 1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BBK 주식을 모둔 넘긴 시점이 2000년 2월 28일이냐는 질문에 “정확한 날짜는 모르지만 최소한 2월28일 이후”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진행자가 '지난 10월 26일에 국정감사에서는 99년 9월에 투자를 한 뒤에 3개월 정도 후에 회수를 하면서 합작관계가 청산됐다고 왜 다른 얘기를 했냐'고 따지자 홍씨는 “한 3개월, 4개월 정도 후에 모든 것이 정리되지 않겠느냐, 이런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한걸음 물러섰다.

진행자가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국회 위증죄가 될 수 있다고 하자 홍씨는 "입출금 내역이, 입출금 일자를 제가 그 전에 있던 직원들을 통해 확인을 했다"며 "3월9일이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홍씨의 인터뷰 방송이 나간 후 한나라당은 홍씨의 '3월9일' 주장으로 한글 이면계약서가 가짜임이 확실해졌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홍씨의 인터뷰 내용을 들어 "이로써 2000년 2월 이명박 후보로부터 주식을 매수했다는 김경준의 이면계약서는 조작된 가짜라는 게 분명해졌다"며 정동영 후보와 신당에게 “국민 앞에 이명박 후보에 대한 그간의 잘못된 중상모략과 흑색선전을 사죄”를 요구했다.

이에 신당 ‘주가조작사건 대책단’의 정봉주 단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홍씨 주장은 검찰의 수사방향을 흐리려 하는 것이며 처음부터 결과를 놓고 상황을 맞추려는 것으로서 BBK사건의 본질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개괄적으로 논평한 뒤"홍씨의 진술이 세 가지 점에서 엇갈리고 있어 진실을 종잡을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정 단장은 홍씨는 “오늘 한 방송에서 2000년 3월9일 BBK의 2차 지분을 김경준에게 넘겼다고 했고, 어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99년 11∼12월에 지분의 절반을 정리하고 2000년 2월말에 절반을 정리했다고” 해놓고 홍씨는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는 99년 12월에 BBK와의 합작관계를 청산했다고 증언한 적도 있다며 “하나의 사안을 놓고 세 가지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고 자꾸 바뀌는 증언 내용을 지적했다.

정 단장은 이어 "이덕훈 전 흥농종묘 회장은 국감 때는 2000년 5월 30억원을 MAF에 투자했다고 주장했다가 지금에 와서는 투자한 30억원을 빼냈다고 말을 바꾸고 있다"며 "또 홍씨는 BBK에 투자할 때 MAF자금을 이용했다고 했는데 홍씨가 주장하는 BBK투자 시점에는 MAF가 설립되지도 않은 상태였다. 귀신의 돈을 끌어다가 투자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이어 "홍씨는 자신이 오리엔스캐피탈 100억원을 BBK에 투자 유치했다고 하는데, 오리엔스캐피탈 조봉현 회장은 BBK에 투자한 적이 없고 돌려받은 것도 없다고 밝히고 있다"며 홍씨는 프랑스 파리에서 속히 귀국해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김현미 선대위 대변인도 "홍씨를 비롯해 이명박 후보와 관련된 증인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하나같이 외국에 나가있는데 이런 이상한 출국의 배후에 어떤 음모가 있는 지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당은 이명박 후보 최측근인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가 김경준씨의 주가조작 범행에 동원된 페이퍼컴퍼니인 `워튼스트레티지스'에 2001년 5∼6월 98억8천950만원을 송금한 자금거래 내역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이 반박 자료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압박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이 후보가 김경준씨와 결별했다고 밝힌 때인 2001년 4월로부터 한 달 이상 지난 시점에 김백준 전 감사가 거액을 송금한 것에 비춰 이 후보의 ‘결별 발언’은 거짓이며, 주가조작에 동원된 페이퍼컴퍼니의 존재를 몰랐다는 이 후보측 주장도 거짓"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대변인은 ‘학원 해서 돈을 좀 벌어놓은 모양인데 이번에 홀딱 벗겨버리겠다’고 정봉주 의원에게 망언을 한 홍준표 의원은 “현재까지 어떠한 증거자료도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경준 누나 에리카 김씨는 이미 11월 30일 홍씨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BBK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는 무관하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홍씨는 ‘매수된 증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에리카 김은 "이명박 후보는 2000년 2월 당시 김경준이 BBK를 100% 소유하고 있었다고 주장해왔으나 홍 대표는 당시 BBK가 자신의 소유였다고 주장한다"며 "이는 김경준이 BBK를 소유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제3의 입을 빌려 확인하는 것이자 이 후보의 주장이 거짓임을 재확인시켜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리카 김은 이어 "BBK의 장래가 불안해 투자금을 회수했다“가 ”2000년 5월 다시 30억원을 BBK가 운영하는 MAF에 투자했는데 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라며 ‘홍씨는 검찰 수사 방해용 매수된 증인’이라고 주장했다.

에리카 김의 주장이 사실로 홍씨의 주장이 거짓으로 밝혀지면, BBK 사건에 대해 ‘카더라’식 보도를 일삼는다고 특정언론에 대한 항의방문과 개개인 기자에게까지 법적대응하겠다는 등 연일 과민한 강성대응으로 언론을 압박해온 한나라당이 이번엔 홍씨 등의 ‘카더라’식 증언에 목을 맨 꼴이 되어, BBK 의혹과 관련 심각한 자기모순에 빠져 되려 '제살깍기'로 작용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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