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케이(BBK) 주가조작에 대한 검찰 수사 발표가 이명박 후보의 법적 ‘무혐의’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는 보도가 새나오고 있는 가운데 장영달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3일 ‘일주일 전에 들은 좀 이상한 얘기’를 털어놓았다.
장 의원은 이날 오전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백지연의 SBS전망대’에 나와 "정상명 전 검찰총장이 중요한 인사와 식사를 하면서 '검찰이 지지율 1등으로 나오는 후보를 기소하기 어렵다'고 말했다"며 “저에게 그 말을 전한 사람이 헛소리 할 사람이 아니다”고 전했다.
장 의원은 이어 “있는 건 있고, 없는 건 없다. 증거가 분명한 사건을 (혐의가) 없다고 할 수 없다”며 “모든 자료와 근거가 확실한데, (이명박) 후보가 아니었다면 진작 소환됐을 것”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한 뒤, 지금까지 모인 증거로 이 후보의 비비케이 무관설은 거의 불가능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날 김경준 누나 에리카 김은 3일 발행된 시사주간지 <시사인>에서 비비케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 다양한 의견을 밝혔다.
이명박 주가조작 의혹, 검찰 수사 의지 있나?

에리카 김은 이에 대해 검찰이 수사 의지만 있다면 “금방 돈의 흐름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 검찰에 대한 불신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에리카 김은 또 비비케이는 본래 “이명박씨의 아이디어이자 작품”이라며 "자본금 1억원짜리 회사 세 곳을 만들면 3억원이 필요한데, 1억원을 회사 세 곳에 돌리면 장부상 똑같은 효과를 본다는 것이다. 문제가 터져도 손해를 덜 본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국 재벌의 전형적 방식으로 이명박씨가 현대에 있을 때 쓰던 수법이다. 금융 디테일을 몰라서 이명박씨는 동생에게 이런 식으로 회사를 만들도록 지시했다”며 “그래서 회사가 많아지고 복잡해졌다”며 비비케이가 이 후보의 작품임을 재차 강조했다.
에리카 김은 또 “비비케이를 시작하기 전에 이명박씨가 자꾸 별장을 구경시켜 주겠다고 했다”며 별장에서 돌아오는 차 속에서도 이명박씨는 비비케이 플랜을 획기적인 사업 구상이라며 ‘떠들었다’고 말했다.
에리카 김은 그 사업에 대해 “별 관심이 없어 신경 쓰지 않았”고 두 사람이 사업을 한 것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며 “물론 나 때문에 서로 알았지만 내가 사업 파트너로 맺어준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 쪽 김경준 가족에서 세 차례 딜 제안
“처음에는 이명박씨 측 변호사가 동생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와서 ‘지금 딜하지 않으면 문제가 커진다’라고 말”해 “동생이 구속되기 직전에 딜을 하려고 했지만 동생 변호사가 이사하는 바람에 메시지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에리카 김은 이어 “그 다음에는 동생이 구속된 지 한 달 보름 후인 2004년 7월,김백준씨가 딜을 제안해왔다”며 “‘돈 500억원을 주면 동생 풀어주고 범죄인 인도 조약도 정리하겠다’고 해서 내가 ‘140억원 소송하신 분이 어떻게 500억원을 달라고 하시냐. 500억원은 없다’라고 그랬다”고 말했다.
'난 이명박 씨 잘 아는 사람'
에리카 김은 이듬해 3월 경 “김백준씨가 200억원을 주면 형사소송 건과 범죄인 인도 조약 모두 풀어주겠다고 했는데 내가 ‘140억원 소송인데 아직도 200억원이냐’라고 했다”며 “김백준이 ‘그러면 그분께 안 하시겠다고 보고한다’라고 말해 내가 ‘이명박 이름도 말 못하냐’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에리카 김은 또 ‘이면계약서’를 미국법원에 제출 안 한 이유는 김경준의 범죄인인도 조약과 관련된 사건은 옵셔널벤처스 주가 조작 사건이기 때문에 미국 법원은 옵셔널벤처스 관련 서류만 받았고 “소송을 제기한 다스 쪽에서 요구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엘케이이(LKe)뱅크가 옵셔널벤처스와는 전혀 상관없는 회사라며 다스가 소송했는데, “다스 사장은 이명박 얼굴도 못 알아본다는데 이 서류를 낼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며 되물은 뒤 “다스와 엘케이이뱅크와 이명박씨 (측에서 오히려) 서로 연관이 있다며 왜 서류를 안 내놓았느냐고 말하고 있는 셈”이라고 빈틈을 치고 들어갔다.
에리카 김은 “원본 계약서를 내놓으면 진짜 위조하는 이명박씨가 김백준씨에게 사인하라고 시켜 검찰에 낼 것이므로 공개를 미룬 것”이라며 “위조를 하는 사람은 이명박씨다. 그 정도로 나는 이명박씨를 잘 안다”고 말했다.
"이명박씨는 밥 먹는 것보다 더 많이 거짓말 하는 사람"

이 후보의 재산 사회 환원설에 대해 에리카 김은 ‘짠돌이 이명박이 그럴 리 없다’며 "또 그런다고 해도 별로 상관없다. 진짜 재산은 다 빼돌려놓은 거 아니냐. 김재정씨는 재산관리인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얼마 안 남은 검사수사발표에 대해 에리카 김은“이명박 후보와 검찰은 이명박씨가 비비케이와 연루되었지만 법적으로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몰고 갈 것”이라 예측한 뒤 “비비케이가 이명박씨의 것이라는 증거가 수십 가지나 나왔다. 앞으로 100개가 더 나오면 무엇 하”냐며 검찰에 대한 강한 불신을 표명했다.
현재 국민 다수는 이명박 후보 쪽의 해명보다 김경준 씨 가족의 말을 더 신뢰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보도된 바 있다. '정치적 판단'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인 검찰수사 발표와 상관없이 진실을 규명하라는 국민의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