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이명박 지지 선언 또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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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생존권 고려, 공개지지는 신중해야


연예인들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지지 선언 과정에서 명단에 이름이 오른 일부 연예인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국대중문화예술인복지회의 이경호 이사장은 6일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이 이사장은 대중문화예술인복지회의 이름으로 선언문을 낭독, 같은 뜻의 연예인 39명의 이름이 적힌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덕화 이훈 변우민 독고영재 이지훈 소유진 김보성 김재원 등이 함께 했다.

한국대중문화예술인복지회는 탈렌트, 코미디언, 성우, 영화배우, 가수 들이 생계가 어려운 동료들을 위해 기금을 모으는 단체로 올 3월 결성됐다.

이 이사장은 "보도자료에 적힌 39명 중 김정은, 박진희, 홍경민이 오늘 아침 자신의 이름을 명단에서 빼달라고 했다. 하룻밤 사이에 바뀐 사람들이다. 이들 빼고는 다 그대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명단에 오른 39명은 모두 100% 자율적 의사를 반영했다고 말한 이 이사장의 기자회견이 끝나고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소유진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당황…뻘쭘…그런 자리일 줄은…"이라며 당혹스러워했고, 김정은ㆍ한재석의 소속사 예당엔터테인먼트는 "본인들의 동의 없이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고 불쾌한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사활동 지원에 관한 행사인 줄 알았지 후보 지지 선언을 하는 행사인 줄 몰랐다며 무척 당황해하고 있"는가 하면 에릭 측은 "아예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는 통보 자체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한 연예인은 명단에 포함된 것을 보고 이름을 빼달라고 이 이사장에게 전화까지 했는데 이름이 빠지지 않았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 이사장은 기자회견장에서 "명단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연예인 본인이 아닌 매니저들에게 확인을 해서 그런 것"이라고 말해 지지를 한 적이 없다는 의사를 밝힌 연예인과 매니저들을 불쾌하게 만들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여배우는 어려운 동료를 돕는 봉사활동 자체가 정치적으로 이용된다면 어떻게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활동에 나설 수 있겠느냐며 고민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비비케이(BBK) 주가조작사건에 대한 검찰의 발표 이튿날 연예인 지지 선언을 보는 눈에 서슬이 서려 있다. 이명박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유력해진 듯하자 줄서기 한 것 아니냐는 의혹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지 선언서 명단에 오른 연예인들의 입장이 난처하다. 이날 기자회견 직후 '김정은ㆍ박진희ㆍ홍경민, 이명박 지지 철회'라는 식의 보도들이 잇달아 이들의 이름이 언론에 거론되면서 갑자기 지지 철회를 한 것처럼 오해 받을 수도 있다.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 공개 지지를 나섰던 코메디언 심현섭과 탤런트 박철이 그후 후유증에 시달린 전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미지로 승부할 수밖에 없는 연예인들의 생존권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희생당하는 일이 없도록 특정 정치인의 공개 지지 선언은 사실관계를 근거로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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