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 대운하, 자연에 대한 주가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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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유출 사고 거론 중,각 당과 환경단체 '경부 대운하 공약' 비판

▲ 지난 8일 오후5시경 태안 신두리 해변에서 기름을 뒤집어 쓴 채 발견된 겨울철새 뿔논병아리 뒤로 하늘만 푸르다 ⓒ 환경연합
지난 7일 오전 사상 최악의 원유 유출 사고로 충남 태안 일대가 '기름 바다'로 오염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두고 각 당과 시민단체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9일 태안군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름 유출 사고로 이 지역을 완전 복구하는 데만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불길한 보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사고 지역의 피해가 막심하다며 "만일 이명박 후보가 운하 파서 기름 싣고 가다가 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된다"고 말해 이명박 후보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송두영 부대변인은 이어 "만일 대운하가 완성돼 태안처럼 원유 유출 사고가 발생한다면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금수강산은 온통 기름범벅이 된다"며 "박근혜 전 대표의 말처럼 '국민 사기극'이자, 이명박 후보가 '오염 후보', '공해 후보'임을 자인한 것"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창조한국당의 장유식 대변인은 해양 사고는 수습보다는 예방이 우선이라며 "비정규직을 잔뜩 동원해 운하를 파겠다는 발상은 이번 기회에 당장 거둬들여야 한다"고 ‘경부 대운하 공약’의 철회를 요구했다.

‘경부 대운하 공약’에 대해 각 당의 비판에 대해 한나라당은 9일 논평을 통해 "네거티브 선거 공세"라고 일축, 특히 정동영 후보의 발언은 “대운하 공약의 부당성을 침소봉대”하는 것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시민단체인 환경연합도 원유 유출 사고와 관련, 성명서를 통해 환경사고의 대부분은 ‘인간의 부주의와 안전불감증’에 의한 인재(人災)라고 지적한 뒤 '경부 대운하 공약'을 '경악 운하'라고 꼬집었다.

▲ 111월23일 부산 한나라당사 앞에서 열린 경운기 기자회견. 이날' 경부 대운하의 물류 속도'가 경운기보다 느리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경운기 위에서 행사가 진행됐다 ⓒ 환경연합
이미 지난 달 23일 경부운하 저지 국민행동은 오전 10시 부산 한나라 당사 앞에서 경부운하 저지를 위한 경운기 액션 기자회견을 진행한 바 있다. 그 자리에는 낙동강네트워크 김상화 대표, 환경연합 안병옥 사무총장 등 100여 명의 인사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병옥 사무총장은 그 자리에서 100여 명의 전문가가 10년 동안 연구했다는 경부운하가 ‘실체가 없는 헛구상이자 누더기가 된 구상’이라 평한 뒤 한강, 낙동강 상수원에서 낚시조차 못하게 하면서 기름과 독극물을 실은 2500톤, 5천 톤 급의 배를 다니게 하겠다는 구상은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경운기 위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이유에 대해 안학원 부산민중연대 대표는 '경부운하(의 물류이동) 속도는 경운기보다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이어 현재의 물류는 속도와 경쟁력이 있어야 하는데 경운기보다 느린 경부운하가 과연 경제성이 있겠느냐?며 경부운하의 비경제성을 비판했다.

이날 동석한 부산환경연합 구자상 대표도 경제적 실효성을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경부운하 공사 강행은 ‘자연에 대한 주가조작’이라 논평한 뒤 즉각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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