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에 이어 노무현 변호사가 대통령에 당선될 때까지만 해도 저는 무척이나 기뻤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유혈 혁명을 하지 않고 두 번이나 선거를 통한 민족의 바른 길을 선택했기 때문 입니다. 그때 저는 선거혁명을 바라보며 우리 민족에겐 미래가 있다 하고 외쳤습니다.
그러나 그건 여느 3세계 민중들과 마찬가지로 옳은 선택과 틀린 선택의 이유를 모르는 민중들의 착시적 선택에 의하여 이루어진 일시적 선거 결과였고 내가 참 어리석은 생각을 했음을 이번 선거를 바라보며 느끼는 감정 입니다.
이 땅의 우중들은 여전히 분단문제와 강대국과의 종속적 관계, 내가 서 있는 땅이 어떤 사유로 절벽 위에 서 있는지를 전혀 모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땅의 우중들은 지난 10년 의 집권세월을 <속아서 선택> 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민족의 절실한 현안문제에는 극단적 무지를 보이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 문제가 아무리 불거져도 지지율이 50%이상을 그대로 유지하며 요동을 칠 기미조차 보이지 않다는데 그 연유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차떼기 거짓 대쪽으로 드러난 이회창 같은 이중인격자가 출마선언을 하니까 그 지지는 두 사람을 합쳐 거의 70%가 넘어 버린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현상 앞에서 생각나는 것은 일시적이나마 이 땅의 개혁시대를 기정사실화하며 노무현 정권 더러 개혁 입법화를 이뤄내지 못했다고 손가락질 하던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허망하였는가를 생각 해 볼 수가 있습니다. 결코 민중이 깨지 않고는 개혁이나 혁명은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이번 선거에서 지더라도 우리는 끊임없이 우중들을 눈뜨게 하는 일이 역사적 책무임을 느끼게 합니다 .
시인은 포스트모더니즘의 망상에서 깨어나 80년대의 그 치열했던 리얼리즘의 시대로 돌아가 민중들을 끊임없이 계몽하고 눈뜨게 하는 시를 써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아직도 눈 못뜬 시인들 자신들 먼저 눈뜨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겠지요.
대학가에서는 다시 민족문제의 역사적 진실을 깨치는 학생운동이 있어야 하고 출판가는 사회과학과 바른 역사의식을 기초로 하는 책들의 출간 이 끊임없이 이어져야 하며 지식인들은 인문과학을 통한 한반도의 바른 역사를 연구하고 발표해야 합니다.
이번 선거를 통하여 패배의식에만 기초해 낙담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할 일을 지금부터 차근차근 생각해봐야 할 일이라고 이 새벽에 생각해 봅니다.
해방전후의 민중들이 단순 문맹세대였다면 지금의 민중들은 의식의 문맹세대들입니다. 정권교체 10년 만에 우중들을 가르쳐 낸다는 건 너무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저들은 해방 후 60년 동안 민중들을 지금의 모습으로 세뇌시켜 왔습니다.
지금의 선거현상을 보고 실망 하지 말아야 될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 조국과 민족을 위한 우리의 할일이 무엇인지 민중의 깨우침을 위하여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보고 각자의 자리에서 실천해야 한다는 생각이 새벽기도 뒤의 명상으로 다가 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