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명함'을 공개해 보수세력의 자정을 촉구하고 있는 이장춘 전 대사가 13일 정동영 지지 TV방송 찬조연설에서 검찰과 <조중동>,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후보를 싸잡아 맹비난했다.
이 전 대사는 특히 노 대통령과 이명박 후보간 세칭 '노명박 의혹'을 제기함으로써 일대다(一對多) 전쟁을 선포하고 나선 셈이다.
이 전 대사는 이날 미리 배포한 방송 찬조연설문에서 “저는 이틀 전인 엊그제 아침에 정동영 후보를 찍기로 결심했다.”며 “정동영 후보가 비비케이 검찰의 수사발표를 무효로 선언하고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킬 투지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정 후보 지지 이유를 밝혔다.
이어 “퇴임 후의 뒤탈을 무서워하는 노무현 대통령은 이명박 후보와 모종의 묵계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노명박’이란 말이 항간에 돌고 있다. 즉 비비케이 검찰 발표는 노무현과 이명박의 작품이라는 말”이라며 '노명박' 의혹을 정식으로 제기했다. 이른바 '노명박' 의혹에 대해 청와대나 이 후보 쪽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으로 일관해오고 있다.
또한 이 대사는 ‘국민의 세금으로 유지되는 검찰’이 ‘정치권력의 개’가 되어 “국민을 강간했다고 말해도 절대로 과언이 아니”라며 “민주화됐다는 대한민국에서 비비케이 관련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같은 것은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너무나 뻔뻔한 위법이며 권력의 횡포”라며 수사결과에 대한 분노와 함께 검찰을 거침없이 비판했다.
이 전 대사는 BBK 의혹과 관련해선 “주가 조작으로 문제된 BBK에 투자한 사람과 회사는 거의 이명박 후보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 중 가장 큰 손은 삼성생명(100억)이다. 대다수가 이명박 후보의 친인척이거나 대학 동문들”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전 대사가 이명박 후보로부터 BBK 회장 명함을 받은 정황을 자세히 밝히고 “이명박 후보가 저에게 준 명함으로 볼 때 그가 BBK의 실소유주이었거나 아니면 그가 신분을 사칭한 것 중의 하나인데 BBK검찰은 눈을 감아버렸다”고 검찰 수사의 부실함을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문제의 그 명함을 제가 훔쳤다고도 말했고 제가 위조했다고도 말”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 전 대사는 절도죄 용의자나 위조범이 되었다고 전제한 뒤 “검찰은 당연히 저를 조사했어야 한다”고 재차 공박했다.
이 전 대사는 보수언론에 대해 일침을 마다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최대 부수를 자랑하는 <조선일보>는 제가 공개한 이명박 후보의 BBK 명함을 한 마디도 보도하지 않았다. 많은 국민의 눈과 귀를 닫아버렸다”며 “언론 재벌과 유착된 소위 <조중동>이라고 불리는 신문지 신문들이 졸지에 BBK검찰과 한속이 되어 버렸다”고 ‘권언유착(權言癒着)을 맹비난했다.
“BBK검찰의 소위 수사발표는 부정선거 예비음모에 해당한다”고 평한 뒤 이 전 대사는 “최악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애국세력이 단결해야 한다”며 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 전 대사의 찬조연설은 오늘 13일 오후 6시40분부터 KBS 제1TV를 통해 전국에 송출될 예정이다. 전 가족이 모이기 시작하는 시간대에 TV 공중파를 통해 전국적으로 방송된다는 점에서 정치적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한나라당 이 후보 캠프를 비롯 검찰, 청와대, 보수언론 등의 공세적인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이는 제17대 대선 선거 운동을 통해 이 전 대사의 정동영 후보 찬조연설은 자기 체험에서 얻은 명백한 진실을 배신당한 한 국민이 20년 넘는 친분을 초월, 거짓에 항거하는 가히 기념비적인 사건의 의미를 띠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