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웃음을 본다. 오랜만에 환한 웃음을 보니 흐뭇하다. 전남 여수시 남면의 나발도(羅發島). 나발도? 이름도 참 특이하다. 뭔 이런 이름이 있는지? 11개의 유인도와 24개의 무인도가 있는 남면. 거의 섬의 형태를 따라 이름을 붙였다. 나발도도 어김없이 나팔과 같이 생겼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란다.
무얼 잡아오는 걸까? 어선 한 척이 들어온다. 윤두실(58), 김정례(56) 부부의 소형 멸치잡이 배였다. 배를 정박하고 부부가 함께 작업한다. 큰 해파리를 버린다. 그리고 남는 건 전어와 멸치 등이다. 부부의 작업에 웃음이 묻어 있다. 만선(滿船) 풍어가 아닌데도.
잡아온 멸치를 급히 멸막으로 옮긴다. 신선도 유지를 위해 싱싱할 때 삶아 말려야 한다. 끓는 가마에 멸치를 붓는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소금 넣고 5분여를 삶아 채로 담아낸다. 삶는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오늘 좀 잡은 걸까? 김정례씨, 싱글벙글 전어 등을 골라낸다.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도 멸치 판에선 잡어 취급이다. 저절로 손이 간다. 따끈따끈한 멸치와 전어 맛을 본다. 캬~. 멸치를 옮겨 햇볕에 말린다. 이렇게 말린 멸치는 크기별로 분리되어 ‘미항여수 멸치’ 박스에 담아 최종상품으로 내놓는다. 수협 공판장 경매를 거쳐 소비자 식탁에 오른다.
“(부러운 표정으로) 아주머니 뭐가 그리 좋으세요? 싱글벙글이네요?”
“(즐겁게) 인상 써 뭐 하것쏘. 즐겁게 살어야지.”
‘그래요. 그렇게라도 살아야죠. 이리 웃고 있어도 가슴은 그게 아니죠?’ 말하고 싶다. 그러나 삶의 이치를 먼저 알고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하겠는가? 당치않다. 행복하다 여기면 행복인 것을.
바쁘게 움직이는 김정례씨를 뒤로 하고, 인심 푸지게 생기신 윤두실씨에게 다가간다.
“(조심스레) 요새, 멸치잡이 매일 나가나요?”
“(싱글벙글) 매일 나가 잡긴 잡는디, 물살 쎈 사리 때 주로 하지.”
“(궁금한 표정으로) 오늘은 얼마나 잡으신 거죠? 올해는 좀 나는 편이나요?”
“(어깨와 목소리에 힘을 조금 넣어) 쪼깨 잡었어. 말리믄 한 8키로 돼. 요새는 고기가 업써. 그래도 좀 잡은 거여. 지난해에 대믄 올핸 쪼깨 나는디, 예전에 비하믄 택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