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이 성매매 피해여성” VS “극히 소수 사람들 얘기”
‘성매매특별법’을 놓고 찬반 여론의 갈등이 뜨겁다. 성매매특별법의 시행은 성매매 피해 여성을 보호하고 불법 성매매 행위를 뿌리 뽑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다. 그러나 일부에선 성매매특별법으로 인해 피해가 너무 크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성매매특별법 찬성
먼저 성매매특별법 찬성하는 이들은 성매매 피해여성들이 계속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가 자의든 타의든 성매매를 시작하면서부터 바로 빚이 생겨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 필요한 물품이나 옷 등을 사면서 생겨나는 것인데 그 빚의 이자도 일반 사채업자들 수준으로 성매매 여성들은 빚과 이자를 갚느라 사실상 벌어들이는 돈이 거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
지난 20일에는 MBC라디오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이라는 코너에 집장촌에서 도망쳐 나온 성매매 피해 여성인 이미선(가명.23세)씨와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이미선씨는 19세 때부터 성매매에 발을 들여놓고 빠져나오지 못하고 23세(현 나이)가 되서 나올 수 있었다.
김미화씨와 이미선씨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알아보자.
김- 성매매 업소에서 나온지는 얼마나 됐나.
이- 한달 보름정도 지났다.
김- 성매매 일을 언제부터 얼마나 했나.
이- 19살 때부터 3~4년 정도 했다.
김- 어쩌다가 성매매 일을 하게 되었나.
이- 어렸을 때는 가정 형편이 별로 좋지 않았고, 돈을 빠른 시일 내에 빨리 벌 수 있는 일이 이것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많은 돈을 벌고 싶어서 시작했다.
김- 생각처럼 돈을 쉽게 벌 수 있었나.
이- 그때 당시에는 나이가 어리니까 업소에서 자기(업주)들이 뺄 것 다 빼고 우리에게 주는 돈이 10~20만원 됐는데 나이가 어리니까 그 돈도 큰돈이구나 생각했는데 빚이 생기면서 버는 게 아니었다.
김- 빚은 왜 생기나.
이- 거기서 소위 얘기하는 직업비, 결근비, 일에 필요한 여러 가지 것들을 벌어서 쓰기에는 벅차니까 선불이라는 것을 우리가 받아서 하는 거다.
김- 이자 많이 붙나.
이- 소위 사채업자들이 말하는 이자 정도.
김- 어느 정돈가.
이- 백(만원)에 월 10만원 정도.
김- 돈 버는 사람보다 피해 받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주장도 있다. 또 성매매를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사람들은 “피해자는 적다. 성매매를 직업으로 인정해 달라”고 하는데 업소에 있었던 입장으로 어떻게 생각하나.
이- 피해가 있지 않다는 경우가 있을 수 없다. 성매매 자체가 자발적이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 왜냐면 어디가서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직업인데 어디 가서 “저 성매매 하는 여성이에요”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나. 그런 일을 겪은 나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 그 생활을 벗어나려 했을 때 두려움은 없었나.
이- 너무 많았다. 업주들이 건달들이 많기 때문에 혹시나 복수 하지 않을까. 인적사항들을 잘 아니까 자기돈 안 갚았다고 해서 피해주고 협박하고 이런 게 너무 무서웠다. 그런 것을 걱정하면 내가 제기를 할 수 없을 것 같아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김- 거의 모든 여성들이 선불금에 매여 있다고 할 수 있나.
이- 80~90%는 있다고 생각한다.
김- 이곳에서 돈 버는 사람들 있다는 얘기 들어봤나.
이- 들어본적이 별로 없다.
김- 거기서 돈 버는 사람들 얘기는 이곳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주장한다.
이- 거기서 돈을 벌었다면 나가서 다른 일 하고 있을 것이다. 아니면 자기 몸이 너무 축이 나는데 계속 그 일을 하겠나.
김- 성매매특별법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곳에서 강제적으로 일하는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주장 하는데 어떻게 보나.
이- 남자친구와 연예할 때도 하루에 5~6번(성관계) 못하는데 하물며 돈 몇 만원 벌자고 5~6번(성관계) 하는 사람이 있는지 나도 궁금하다. 업주들이나 성구매자들이 저희들(성매매여성)을 봤을 때 사람취급을 않한다. ‘너희들은 나에게 돈 벌어주는 기계’ ‘너희들은 나를 만족시켜주는 기계’라고 생각한다. 그런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는다. 돈 때문에 사람이 땅 끝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생각을 그곳에서 만들게 한다. 그래서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김- 성매매업소 벗어날 때 어떤 도움을 받았나.
이- 법적 조취라든가 그런거 관련해서 보호 받았다.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많은 도움 받았다.
김- 정부에서 직업훈련 과정 이수하는 동안 10만원 지원해주고 교육마치면 3000만원 지원해준다는데 이런 대책이 도움 된다고 생각하나.
이- 나는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도움을 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렇게 도움주면 직업이 성매매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도움을 준다니깐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김- 10만원 가지고 생활하기 힘들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이- 나는 한달에 5만원 갖고도 생활해봐서 10만원도 큰돈 같다.
김- 직업교육 얼마나 받았나.
이- 이제 거의 한달 간 받았다.
김- 재밌나.
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원하면 이쪽에 갈 수 있으니까 재밌다.
김- 어느쪽으로 갔나.
이- 피부관리쪽 일과 일본어를 배우고 있다.
김- 그곳에서 잘 벗어났다고 생각하나.
이- 나는 지금 한달보름밖에 안되는 생활에서 많은 행복을 느낀다. 나 자신도 많이 바뀌고 너무 행복해서 다시는 그런 일 하고 싶지 않다.
성매매특별법 반대
성매매특별법 발효로 경찰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집장촌을 비롯한 각종 윤락업계가 큰 타격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집장촌 주변 자영업자들까지 수입이 대폭 감소해 경제난을 격고 있다.
이에 본지 단독으로 성매매특별법 폐지를 주장하는 성매매 여성을 찾아가 보았다. 파주시 소재 ‘용주골’이라 불리는 집장촌에서 성매매를 하고 있는 김선화(가명.26세)씨는 23세 때 이곳으로 와서 3년째 성매매 일을 하고 있다.
Q. 이곳에서 일한지 얼마나 됐나.
김- 2001년 3월에 들어와서 3년 반이 조금 넘었다.
Q. 어떻게 이 일을 시작했나.
김- 집안 사정이 어려워 고등학교를 마치고 다방에서 일을 하다가 돈을 더 벌 수 있는 단란주점으로 갔었다. IMF이후 그곳도 돈벌이가 여의치 않아 아는 언니 소개로 지금 이곳으로 오게 됐다.
Q. 많은 사람들이 자의적으로 성매매를 하는 여성보다 피해여성이 더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김- 현실 모르는 소리다. 김미화씨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었다. 성매매 피해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그 여자가 진짜 성매매 피해 여성인지는 모르겠으나 현실 모르는 소리다. 내 주변에 동생들이나 언니들 중 성매매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일부 빚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성매매를 계속 할 수밖에 없는 사람도 간혹 있다고 듣긴 했다. 하지만 극히 일부 사람들 얘기다. 정부는 극히 소수의 성매매 피해여성들을 놓고 마치 전부가 그런양 부풀리기를 하면서 성매매특별법을 정당화하려 하고 있다.
Q. 정부에서 직업훈련을 지원해주고 있다. 성매매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해볼 생각은 없나.
김- 사실 지긋지긋하다. 하지만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놔두고 현재로선 굳이 힘들게 다른 일을 찾아볼 생각은 없다.
Q. 그렇다면 성매매 일을 계속 할 생각인가.
김- 그건 아니다. 조금만 더 하다가 어느 정도 돈을 모으면 나만의 일을 찾아볼 생각이다.
Q. 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고 들었는데...
김- 빚이 많은 사람은 그렇다. 그러나 누차 얘기했지만 그런 사람들은 극히 소수다.
Q. 성매매특별법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 중 성매매도 직업으로써 인정해달라는 사람도 있다.
김- 글쎄... 나 자신도 떳떳한 직업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이것도 직업은 직업이다. 정부는 인정해야 한다.
Q.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김- 경찰의 단속이 심해지면서 이곳은 물론이고 주변 상가들조차 문을 닫는 형편이다. 경제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대책 없이 이렇게까지 해야 했는지 묻고 싶다. 나 개인적으로는 섹스산업도 하나의 문화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그 문화를 부정하지 말아야 한다.
과연 性을 팔아야 할 것인가. 말아야 할 것인가.
‘성매매특별법’으로 인해 성매매 피해 여성이 구제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로인한 부작용 역시 현재로선 무시하기 힘든 상황이다. 정부는 성매매특별법에 대해 강경하게 고수할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생계가 곤란해지는 수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집장촌에는 많은 수의 건달들이 맞물려 있다. 그들의 후환이 두려워 성매매를 그만두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정부는 성매매에 대해 무차별적인 경찰단속을 가하기에 앞서 이런 문제들을 먼저 해결함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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