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학작가회의가 한국문인협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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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기의 환경과 문학 1



오늘 이 자리는, 오로지 문학을 사랑하고, 그것을 업으로 살아온 분들이 1년이라는 시간의 의미를 되새기고, 서로 정리를 나누고, 새로운 우의를 다지는 뜻으로 모인 자리입니다.

이런 소중하고 뜻 깊은 자리에, 저 또한 문학을 한다는 이유 하나로, 이렇게, 여러분 앞에 설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기쁨이자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먼저 한 두가지 사적인 감회에 사로 잡힙니다.

그것은 첫째, 제 마음 속에서 느끼는 어떤 자의식 같은 것에, 제가 자유롭지 않다는 것입니다. 저의 이런 느낌은 아마도, 여러분이 소속하신 문학단체와, 제가 소속한 문학단체가, 다르다는 데서 연유하는 것인 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한국 문인협회 안산지부에 소속하신 회원이시고, 저는, 민족문학작가회의라는 단체에 소속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어처구니없는 것으로서, 과거 일제 식민지 통치나 군사정권이 우리에게 심어준 강박적, 무의식에 원인이 있을 법도 합니다.

되새겨 보면 한국문인협회는, 이 땅에서 가장, 오랜 전통과 역사를 지닌 문학단체입니다. 그리고 기라성 같은 문인들이 회원이 되어, 우리 문학의 질을 드높이고 고양시킨, 우리의, 가장 대표적인 문인단체입니다.

제가 문학을 좋아했던 청년 시절 한국문인협회 원로 회원들이 제가 살던 지역으로 지방순회 강연을 오셨습니다. 저는 고명하신 그 분들을 멀리서 바라보며 그분들의 강연을 듣고 참으로 깊은 존경의 마음을 지니면서 문학인의 꿈을 키워 나갔습니다. 지금은 모두들 고인이 되셨지만, 박목월. 황순원. 박두진. 유치환같은 분들이 그들이셨는데, 그분들은 모두 한국문인협회의 빛나는 회원이셨지요.

이와는 달리 민족문학작가회의는 지난 시절 권위주의적인 군사 정권에 맞서 문학의 표현의 자유와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싸워온 자유실천문인협의회라는 단체를 모체로 1987년 확대 개편한 단체입니다.

이렇듯 자유와 순수를 지향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두 문학단체는 참된 문학을 해보겠다는 데는 본질적으로는 크게 다를 바가 없지만 거기에 소속된 문인 개개인들은 자기가 소속한 문학 단체를 의식하며 서로 허심탄회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도 지난날의 우리의 문학적 환경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문인협회와 민족문학작가회의(한국작가회의)라는 두 단체 간에 벽은 허물어지고, 많은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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