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엄마'의 위험한 충동
'기러기 엄마'의 위험한 충동
  • 오공훈
  • 승인 2004.10.27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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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년 스캔들로 신세망칠 뻔한 주부
한국을 떠나온지도 벌써 3년. 현재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들은 누구보다 빨리 이곳 생활에 익숙해져가고 있고, 오랜 외국생활을 경험했던 남편도 편안해 보인다. 그렇다면 아내 Y는 어떨까? Y는 3년 전 한국에서 겪었던 망신을 아직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강남의 중산층으로 '사모님' 소리를 듣던 Y는 어렸을 때 이후 줄곧 강남에서만 자랐다. 부잣집 외동딸로 태어나 살 수 있는 것, 볼 수 있는 것, 누릴 수 있는 것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던 Y는 결혼하고 아이들이 생겼어도 결혼 전과 조금도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낮에는 쇼핑과 헬스클럽, 밤에는 친구들과 댄스파티, 주말에는 부부동반 여행 등 실속없이 바쁜 나날은 계속 이어졌다. 어느날 우연히 Y는 오랜 유학생활에서 돌아온 소꼽친구를 만나 말로만 듣던 호스트바에 가게 되었는데 이 때부터 Y의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다. 자신도 놀만큼 놀았다고 생각했는데, 호스트바에서 만난 친구들의 생활은 말 그대로 요지경이었던 것이다. 하룻밤 술값으로 서울 시내 왠만한 전세금이 오가고 미소년들과의 끈적한 관계는 숨이 막혀올 지경이었다. 미소년 H 때문에 한 때 이혼까지 생각했을 만큼 제정신이 아니었던 Y의 호스트바 출입은 6개월만에 들통이 나버렸다. 망연자실한 남편은 그 길로 이민 수속을 밟아 한국에서의 모든 생활을 단칼에 정리했다. 이곳으로 온 이후 남편은 한번도 그 일을 입에 올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아예 한국 일 자체를 언급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남편과의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다. 여전히 남편은 자상하고 성실하며 누구보다 아내를 아껴준다. 하지만 Y는 아무 말도 않고 모든 것을 덮어준 남편이 오히려 부담이다. 차라리 일이 터졌을 때 대판 부부싸움을 했거나 멱살잡이라도 했더라면 지금쯤 모든 것을 잊고 살 수 있을텐데, 마치 뒷문 열린 버스처럼 휑한 마음을 어쩔 수가 없다. 사실 Y가 미소년과 뜨거운 관계에 빠지게 된 것은 호기심 때문이기도 했지만 남편에 대한 반발심이 컸다. 매사에 반듯하고 성실한 남편은 그야말로 모범생 스타일로 한치의 일탈도 허용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매일매일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아내가 밖으로 나도는 것에 대해서는 일절 간섭하지 않았다. 철저한 개인주의가 Y를 더욱 밖으로 내몰았다. 뿐만 아니라 잠자리도 문제였다. 융통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남편인 탓에 산전수전 Y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못했다. 재미없는 남편, 따분한 결혼생활, 흥분 없는 섹스는 Y 같은 인간에게는 치명적이었던 것이다. 기혼자 중 많은 사람이 배우자와 섹스 트러블을 겪는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서로 요구조건이 다르고 만족하는 지점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커플에게서나 트러블이 생길 여지는 많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인데 여기에서부터 진정한 '트러블'이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얼마 전 모 신문이 20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성의식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기혼자의 성관계 횟수는 주 1회가 27.6%로 가장 많았으며 주 2∼3회 26.6%, 월 2회 17.1%, 월 1회 11.2%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성생활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48.6%였으며 '불만족('그저 그렇다' 포함)'이라는 응답은 51.3%에 달했다. 미혼보다 기혼의 성생활 만족도가 높기는 했지만 절반은 불만인 채로 결혼생활을 유지한다는 말이 된다. 섹스가 부부생활의 전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의 일부라고 본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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