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돌을 맞은 '지하철', 그 눈물의 음색
10돌을 맞은 '지하철', 그 눈물의 음색
  • 이문원
  • 승인 2004.10.3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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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연극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김민기의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이름쯤은 아마 충분히 들어보았을 터이고, 아마도 그 중 대다수는 실제 관람까지도 경험해 본 일이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지하철 1호선'은 1994년 5월 초연 이래 10년 간 창작 뮤지컬 관객으로는 도무지 믿기 힘든 49여만 여명이 관람한 '시대의 뮤지컬'이었기 때문. 물론 국내에서의 엄청난 반향도 주목할 만하지만, 해외언론들의 반응 역시 다시 돌아볼 만하다. "전체적으로 이 극은 꽉 차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흥미진진한 줄거리, 아름다운 음악, 단원들의 뛰어난 연기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경화시보) "한국 음악극 '지하철 1호선'은 우리들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즐거움을 주었다."(인민일보) "이 작품은 우리가 이전에 알던 '한류'와 정반대의 표현을 통해, 현실생활에 밀접한 풍자와 농담으로 관객들에게 즐거움과 만족을 찾게 한다."(북경청년보) "무대에는 현재의 서울 시민들이 모순 투성이의 사회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들이 관객들의 눈앞에 펼쳐진다. 인기의 비결을 조금은 알 것 같은 느낌이다."(아사히신문) "언더그라운드의 느낌을 충분히 발산하는 Rock의 리듬, 그 회오리 속에 빨려 들어가는 감동"(REPLIQUE) "슬랩스틱과 음악극 형식을 사용하면서, 비통한 줄거리를 놀라울 만큼 유쾌한 분위기로 전환시킨다."(대공보) "한국 연극사를 새로 쓴 록뮤지컬"(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 한 연변처녀 '선녀'의 눈을 통해 바라보는 1990년대로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서울사람들의 모습이 이처럼 전세계적인 공감대를 형성해냈다는 점도 놀랍지만, 이 고통스런 풍자, 가출소녀, 실직가장, 잡상인, 사이비 전도사, 자해공갈범들이 등장하는 '사회 세태 풍자'의 아픈 기억들이 이 정도로 엄청난 정서적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는 점은, '서민 문화'에 집착해 있는 한국 연극계 내에서의 '트렌드'가 어쩌면 전세계적인 '공용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심어준 것인지도 모르겠다. 베를린, 북경, 상해, 동경, 오사카, 후쿠오카, 홍콩에 이르는 전세계 초청 공연과 지난 10여년 간 끝없이 행해진 국내 공연...'지하철 1호선'은 이제 단순히 '장기 연극', '히트 뮤지컬' 정도로 불리워질 '상품'이 아니라, 우리 내면 깊숙이 파고들어 자신의 흔적을 남겨버린 우리 정서의 한 마당으로 기억되어도 좋을 법하다. 한여름에 새로 시작된 이번 '지하철 1호선' 공연은 2004년의 마지막날인 12월 31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장소: 학전 그린 소극장, 일시: 2004.07.2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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