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지켜본 이는 바로 '앵무새'!
모든 것을 지켜본 이는 바로 '앵무새'!
  • 이문원
  • 승인 2004.10.30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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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에서나 등장할 법한 일이 미국 멤피스에서 발생
예술이 인생을 모방하는가, 아니면 인생이 예술을 모방하는가. 이 주에는 바로 이런 주제를 놓고 벌어진 사건들을 중점적으로 다뤄볼 예정이다. 먼저, 첫 번째 순서로는, 바로 추리소설에나 등장할 법한 '앵무새 트릭'을 염려한 탓에 덜미를 잡힌 도둑 이야기. 지난 10월 26일, 미국 테네시주의 멤피스에서 벌어진 이 사건은, 3인조 도둑이 어느 가정집에 들어서게 되면서 시작되었다. 이들은 이 집에서 컴퓨터와 TV 등 각종 가전제품을 훔친 뒤 달아났는데, 이들의 유일한 실수라면 바로 '추리소설을 지나치게 많이 읽은' 일 정도랄까. 이들 일당 중 한명은 도주 도중, 자신이 공범 중 하나인 'J.J.'의 이름을 범행 도중 불렀다는 사실과, 이 집에서 기르던 앵무새가 바로 이 'J.J.'의 이름을 되풀이해서 외쳐 불렀던 것을 기억해냈던 것이다. 사실 세상에 'J.J.'라는 약칭으로 불리워지는 이는 수도 없이 많을 것이고, 또 '성'까지 말한 것이 아니어서 별달리 '결정적인 증거'로 작용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적음에도 불구하고 이 소심한 추리소설광 도둑은 '완전범죄를 위해선 앵무새를 처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라잡히게 되었고, 결국 범행 현장으로 돌아와 앵무새를 데리고 도주하다 경찰에게 붙들리고 말았다. 더욱 슬픈 일이 남아있다. 바로 이 앵무새 - '마시멜로우'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다 - 는 경찰과의 추격전 도중 차가 추돌사고를 일으키면서 새장 밖으로 날아가 버려, 도둑에게나 앵무새 주인에게나 모두 큰 상처를 주게 되었다는 것.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어딘지 서글프고, 섬뜩한 구석이 있는 에피소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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