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특별법’에 속타는 금융권
‘성매매특별법’에 속타는 금융권
  • 민철
  • 승인 2004.10.30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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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대출금 카드연체자 늘고 있다.
성매매특별법 시행3개월째인 12월부터 신용불량자가 증가 가능성 ‘성매매금지특별법’이 시행 한 달째를 넘기면서 은행들은 예기치 않은 복병을 만나 힘겨운 모습이다. 25일 은행업종지수는 3.1%나 떨어져 종합주가지수 하락폭(2.4%)을 크게 상회했다. 전문가들은 성매매 특별법 시행과 행정수도 이전의 무산이란 악재가 은행주를 바닥으로 끌어내리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정부의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미아리?청량리?영등포 등 서울의 대표적인 집창촌 인근의 은행 지점들은 수신 실적감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집장촌 인근 은행지점들의 수신고가 급감, 각 지점마다 비상이 걸리고 있는 것은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가면서 이들이 더 이상 영업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집장촌 미용실, 식당, 여관, 목욕탕 등 인근 상권까지 영향이 미쳐 관련사업자들과 함께 은행의 영업도 어려움을 격고 있다. 성매매시장규모 삼성전자 연매출 절반이상 한국은행은 성매매특별법에 따른 GDP감소효과가 30만명일 경우 1.3%라고 추정했다. 만일 150만명이라면 6.5%가 감소한다는 엄청난 수치가 나온다. 올해 성장률이 잘해야 4%후반에 그칠 전망인 점을 감안하면 ‘성매매특별법’ 하나로 2%가까이 마이너스 성장이 될 수도 있다. 성매매산업에 규모는 상당하다. 관련된 여성만 무려 150~200만명으로 추산된다. 국무총리실 산하 형사정책연구원의 2002년도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성매매시장 규모는 연간 24조원대로 GDP의 4.1%로 달한다. 이는 농림어업의 GDP 4.4%와 비슷한 수준이며 삼성전자 연간 매출의 절반이상으로 과히 국내 경제를 위축시킬만한 수치다. 집장촌 인근 업소 대출연체율 늘어 그러나 ‘성매매금지특별법’으로 막대한 자금의 집결해 있는 집장촌과 관련된 업소의 매출이 급감함에 따라 음식.숙박업소.옷가게 등 관련 종업원들에게 나간 금융권의 대출금과 카드현금서비스가 대거 부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은행들이 모텔.여관 등 숙박업소에 대출해준 돈은 4조원을 넘는 가운데 성매매 단속으로 대출액의 상당부분을 부실화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충청권에 풀린 대출금의 부실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지난 6월 말 현재 숙박.요식업종의 은행대출 연체율은 3.3%로 전체 평균 대비 1.3%가 높았다. 이에 금융권은 청량리 등 집창촌 근처 점포의 여.수신을 집계해 분석하는 등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모은행 집장촌 인근은행 관계자는 “집장촌 업주들이 지점의 주요고객이었지만 현재 이들 통장의 잔고가 거의 없다” “마이너스 대출 등 카드 서비스를 이용할 정도로 자금이 압박받고 있는 것 같다”며 “이들의 자금사정이 상당히 나빠졌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관계자는 “현재 이러한 자금 경직은 집장촌 밀집 지역뿐만 아니라 유흥업소가 밀집된 지역의 은행도 비슷한 상태”라며 “경제침체와 함께 성매매특별법까지 겹쳐 앞으로 은행권의 어려움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서울 및 수도권보다 경기침체가 심한 지방 소재 금융권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이지역의 경우 도?소매업 숙박업 요식업 건설업 등 내수 관련 업종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의 절반을 웃돌았다" 그러나 "요식업의 경우 지난 해 말까지만해도 2%에 머물렀던 연체율이 지난 9월말에는 4%대까지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지방은행도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평균 1%대에 머물고 있는 반면 숙박업은 연체율이 무려 3.06%에 달해 고심하고 있다. 현금이 없으니 결국 카드로 유지 한편 직접적인 대출이 없는 카드업계도 은행권과 함께 ‘성매매특별법’ 파장을 응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카드사 관계자는 "유흥업소 종업원들에게 발급된 카드가 전국적으로 70만장 가량으로 추산된다"며 "이들은 그동안 워낙 씀씀이가 컸기 때문에 한 번 연체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연체가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때문에 이달 들어 매 결제일마다 연체동향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있는데 이용내역상 유흥업 종사자로 추정되는 회원들의 연체가 늘어나는 조짐"이라고 전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집장촌 관련 종사자들은 현재 현금흐름이 어려워 보인다”며 “결국 카드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어 이들의 카드연체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조짐은 이미 9월말 연체율 통계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비씨카드의 경우 1개월 이상 연체율이 지난 8월말 5.14%에서 9월말에는 5.25%로 뛰었다. 다른 카드사들도 비슷한 사정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9월말 현재 개인 신용불량자는 3백66만여명으로 지난 8월에 비해 0.64%로 두달 연속 감소했다. 하지만 이 같은 추세가 ‘성매매금지특별법’으로 반전될 것으로 금융권관계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현행 신용정보약상 30만원이상 3개월 이상 연체될 경우 신용불량자로 등록됨에 따라 금융권은 성매매특별법 시행 3개월째인 12월부터 신용불랑자가 급격하게 늘어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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