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답지 않고, 야당스럽지가 않다”
열린우리당 김부겸(의원이 28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대통령과 총리에게 따끔한
말을 쏟아냈다.
지난해 7월 한나라당을 탈당, 신당 창당에 참여했던 김 의원은 “국민적 동의의 획득에 노
력을 쏟아야 할 여당은 혼자 달려가느라 여당답지 않고, 비판을 위해선 대안을 제시해야 할
야당은 남의 발목 잡느라 야당스럽지가 않다”면서 “‘답지 않은’ 것은 대통령이나 국무
총리께서도 크게 사정이 다르지 않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가급적 이념 문제에 대해서는 한발짝 물러났으면 좋겠다. 그
것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대통령이 취할 자세가 아니다”며 “대통령께서는 정책 외에
는 호·불호를 드러내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민들은 대공황과 2차대전 시기에 루스벨트의 호소에 귀기울이며 고난을 이
겨냈다”며 “모름지기 대통령은 대통령답게 국민의 가슴을 어루만지는 메시지를 줄 수 있
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이해찬 총리만큼 판단이 정확하고 추진력있는 정치인도 흔치 않다고 생각하
지만, 출타 중 총리의 언표 또한 총리답지 않았다"며 "언론시장이 공정해야 하는 것은 정부
가 당연히 견지해야 할 원칙인데, '무슨 특정 신문이 역사의 반역자다', '특정 정당이 나쁜
것은 국민이 다 안다'는 말을 왜 하느냐"고 질책했다.
김 의원이 한나라당이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과 이해찬 총리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자 정작
열린우리당 의석은 잠잠한 반면 한나라당 의석에서는 "옳소, 잘한다"는 감탄사가 연신 쏟아
졌다.
김 의원은 이어 이 총리를 향해 "국가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정책 현안을 다루기 위해 원탁
회의나 영수회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이 총리는 "영수회담은
옛날 권위주위 시대에나 있었던 것으로 적절치 않은 표현"이라며 "지금은 원내중심의 정치
를 위해 원내대표 회담을 하는 것이 중요하고, 영수회담은 성립할 수 없는 시대"라고 반대
했다.
김 의원은 끝으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이제 대통령은 대통령답게, 여
당은 여당답게, 야당은 야당답게 각기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의 발언
이 모두 끝나자 한나라당 의석에서는 다시 한번 "잘했어"라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김 의원의 대정부질문에 대해 열린우리당내 다른 의원들은 "의원의 발언은 자유"라며 담담
한 반응을 보였다. 유시민 의원은 "국회의원은 누구나 다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다"며 "김
부겸 의원의 발언은 자신의 희망사항이고, 그런 의견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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