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에서 초등학생 두 명이 실종된 초등학생들의 행적이 묘연하다. 경찰들은 지난 1일 공개수사를 발표하고 항공기를 도입하는 등 대규모 인력을 투입했지만 현재까지 이렇다할 단서는 포착하지 못했다. 실종된 것은 지난 12월25일. 수사가 장기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실종에 관한 흔적이 전혀 남지 않아 이를 두고 다양한 추측만 무성하게 일고 있다.

두 어린이 오후 5시경 인근 상가주인에게 목격 이후 행적 끊겨
납치라기엔 협박 전화 없고 산 조난이라기에는 흔적 발견 안돼
경기도 안양 여자 초등학생 실종사건이 발생하고 열흘을 넘겼지만 아직까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안양시 M초등학교 4학년 이혜진(10)양과 2학년 우예슬(8)양은 지난 12월25일 실종됐지만 이에 대한 단서가 전혀 포착되지 않고 있어 경찰들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양과 우양의 부모는 생업도 뒤로 한 채 애타는 심정으로 자식들의 행적을 찾고 있지만 현재까지 아이들에 대한 어떠한 단서도 드러나지 않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도 안양경찰서는 지난 12월31일 사건브리핑을 통해 실종자 2명의 신원을 밝힌 뒤 안양경찰서 냉천치안센터에 수사본부를 차리고 수사관 60여명을 배치, 본격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납치에 대한 단서는 찾지 못하고 있다.
미스터리 1. 5시 이후 왜 행적 사라졌나
경찰 수사본부에 따르면 이혜진 양과 우예슬 양은 성탄절인 지난달 25일 오후 3시30분께 안양시 만안구 안양8동 우양파크빌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다 헤어졌다.
경찰 조사를 통해 이들은 이어 오후 4시10분께 안양8동 안양문예회관 앞 야외공연장을 지나는 모습이 CCTV(폐쇄회로)에 잡힌 후 오후 5시께 문예회관 인근 상가주인에게 목격된 뒤 행방이 묘연해졌다.
경찰도 이들의 실종의 성격을 두고 확신을 갖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들이 집 근처에서 놀다 돌아오지 않은 단순 미귀가인지, 인근 산에서 조난사고를 당했는지, 납치·감금 등 범죄피해를 당한 상태인 추정할 수 있는 단서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에 지역사회 주민들도 실종 어린이 찾기에 나섰다. 안양 녹색 어머니회 회원들은 안양역에서 시민들에게 전단지 5백여 장을 나눠주며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했다. 또 실종된 두 어린이가 살고 있는 안양 8동 자율 방범대도 자체적으로 인원으로 모아 아이들이 있을만한 곳을 돌아다니며 순찰에 나섰다. 인근 학교 교사와 학부모들도 두 아이의 행적을 찾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는데, 이 양과 우 양이 다니던 명학 초등학교 교사와 학부모들뿐만 아니라 인근 중고등학교에서도 실종 어린이들을 찾기 위해 전단지를 배포하며 힘을 모으고 있다.
실종된 후 수색작업 연인원 3천여명, 전단지 2만8천장 배포, 안양일대 임시반상회와 통·반장 회의 개최, 신문·방송을 활용한 홍보 등 각종 수단을 동원했으나 공개수사 착수 이후 접수된 제보는 7개밖에 되지 않고 그마저 대부분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스터리2. 요구 전화도 없는 납치
의문스러운 것은 갑자기 행적이 증발했다는 점이다. 최초 유력하게 거론되던 것은 납치의 가능성이었다. 5시 이후 동네에서 목격된 바가 전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이들이 이동했다기보다는 납치를 통해 행적이 끊어졌을 가능성을 높게 점쳐진다.
하지만 실종 이후 금품을 요구한 협박전화는 전혀 없었다. 특히 부모 주변의 원한관계 등도 없는 것으로 파악돼 경찰은 일단 몸값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이양과 우양이 유괴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정신질환자나 성범죄 전력자라면 몸값 등을 요구하는 대신 어린 여학생들을 유괴한 뒤 감금해놓고 신체 등에 해를 가할 수 있어 이런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정신질환자나 성범죄자 등의 이상행동이다.
전문가들은 “통제하기 힘든 어린아이를 두 명이나 납치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성 목적 범죄는 범인이 통제하기 쉬운 1명만 범행대상으로 삼는 게 일반적이어서 2명을 함께 유괴했다면 ‘성 목적 범죄 후 시신 발견’과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경우도 2명을 함께 유괴한 뒤 통제하기 쉬운 1명을 먼저 살해유기한 뒤 나머지 1명만 끌고가 당초 목적대로 성 범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능성은 낮지만 금품을 요구한 협박전화가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양육 목적의 유괴 가능성도 있다. 현재 경찰 측은 이에 대한 구체적 물증이나 제보가 접수되지 않아 정신병원 및 인근을 토대로 탐문 범위를 넓혀가는 중이다.
미스터리3. 수색에 조난흔적 없어
경찰은 실종 어린이들이 집과 멀지 않은 수리산에서 조난당했을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이양 등이 집 근처에서 가까운 수리산에 종종 놀러갔었다는 부모의 진술 등에 따라 조난됐을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실종당일인 성탄절 날씨가 포근했다는 점 등으로 미뤄 이들이 집에서 가까운 수리산으로 놀러갔다 조난됐을 가능성과 이양 등을 유인한 누군가가 산에서 해를 가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경우 최근 영하의 날씨가 계속 이어져 산에서 조난을 당한 뒤 실종 열흘이 지나도록 발견되지 않았다면 생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보편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이 또한 아직까지는 아리송하다. 경찰은 지난 1일부터 연인원 4천여명을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여 왔다. 하지만 현재까지 소득은 전무하다. 경찰은 지난 4일에는 이양과 우양의 집 부근을 중심으로 탐문 수사를 벌인데 이어 3일에는 헬기를 동원해 인근 수리산과 안양천, 철로변 등을 집중 수색했다. 또 지역 산악회도 회원들을 총 동원해 수리산에서 아이들 찾기에 힘을 보태고 있지만 현재까지 발견된 단서는 아직 발견 없다.
경찰은 앞으로도 계속 인원과 장비를 총동원해 실종 어린이를 찾는 한편 중요한 제보를 한 시민에게 최고 2천만 원의 신고 보상금을 내걸었다.
이혜진 양은 보통 체격에 머리가 긴 편이다. 140㎝의 키에 40㎏ 정도의 몸무게로 분홍색 점퍼와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또 우예슬 양은 마르고 키가 큰 편으로 단발머리를 하고 있었다. 실종당시 132㎝의 키에 30㎏ 정도의 몸무게로 빨강색 티에 청색 트레이닝 점퍼를 입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