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아직 이승환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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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문원
  • 승인 2004.11.0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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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8집 "Karma(카르마)"
이승환의 음악은 '한때' 한국 대중음악의 방향을 알려주는 '지도'의 역할을 했다. 그는 대중성과 개인적 비젼을 가장 잘 조율하는 뮤지션이었으며, 시대의 흐름에 민감하면서도 그 흐름에 완전히 몸을 맡기지는 않는, 한 마디로 '균형감각이 뛰어난' 뮤지션으로서, 그가 택한 대부분의 음악적 선택이 완벽하게 대중정서와 맞아떨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의 '존재증명'은 이미 이루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이렇듯 놀라운 센스의 이승환마저도 전반적인 음반시장 불황과 아이돌 가수에 집중되어 있는 기형적인 음악시장 구조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는데, 이번에 새로 발표된 그의 8집(!) "Karma(카르마)"는 이승환이 새로 밀려들어온 기형조류에 절대 흔들리지 않음을, 그 자신의 음악세계와 자신만의 절묘한 균형감각을 유지하고자 함을 증명해주는 앨범이다. 전반적으로 1집부터 7집까지 그의 음악세계 흐름에 비추어보아 '고개가 끄덕여지는' 변화만을 담고 있는 이번 8집은 수록곡의 절반 이상을 편곡한 황성제라는 '생소한' 인물에 대해 완벽하게 소개해주는 앨범이기도 한데, 가장 먼저 싱글 커트된 '심장병', '마지막 인사' 등의 곡이 특히 인상적이다. 과연 이번 "Karma(카르마)" 앨범이 어떤 '운명'을 지니게 될 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이승환이라는 가수 한 사람의 음악세계만을 놓고 보았을 때, "Karma(카르마)"는 비록 이승환 최고의 명반이라고까지 말할 수는 없어도, 그가 여전히 녹슬지 않은 감각을 지니고 있음을 입증하는 '수작 앨범'에는 분명 속할 수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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