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 주의보 발령, 라듸오데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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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돼먹은 경성극 “이번엔 제대로 망가진다!”

2005년 8백만 관객을 웃기고 울렸던 <웰컴투동막골>이 있었다면 2008년 <라듸오데이즈>가 그 자리를 차지할 각오로 입맛을 다시고 있다. 암울한 시대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유쾌함과 천진함을 잃지 않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란 점에서 두 영화는 꼭 닮아있다.

1950년 전쟁 속에서 전쟁을 몰랐던 동막골이 있었다면, 1930년 어두운 일제시대 속에서도 사람들에게 꿈을 주는 드라마를 완성시키기에 여념이 없는 경성방송국이 있는 것이다. 두 영화 모두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시대의 이야기를 동시대를 살았던 경쾌한 사람들을 통해 아이러니한 웃음을 선사한다.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하는 엉뚱한 라디오 드라마 등장
암울한 시대상황에서도 웃음꽃을 피우는 웃음과 잔잔한 감동

충무로에 ‘경성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스크린이 이처럼 1930년대 경성에 매료되는 것은 시대극이 기성세대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젊은층에게는 다양한 소재에 대한 신선함을 주는 탓이다. 2007년 여름 호평을 받았던 공포영화 <기담>을 시작으로 올해 개봉 예정인 <원스어폰어타임>, <모던보이>,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역시 경성을 배경으로 주목받는 작품들이다.

그 중 <라듸오데이즈>는 <원스어폰어타임>과 함께 2008년 가장 먼저 선보일 경성영화로 조선 최초의 라디오 방송국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눈길을 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 한자리에

이 영화는 귀차니즘 한량PD 류승범과 가지각색 캐릭터군단이 라디오 드라마를 완성하기 위한 좌충우돌 무한도전을 그린 코믹드라마다. 이 영화는 충무로 핫 트렌드인 ‘1930년대 경성’이라는 시대적, 공간적 배경과 소재적 독특함을 가지고 일제감정기라는 암울한 시대와 대비되는 엉뚱 발랄한 캐릭터를 통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라듸오데이즈>는 그 독특한 소재만큼이나 화려한 캐스팅이 세간의 기대를 모은다.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배우들이 각각 범상치 않은 캐릭터로 분해 심상치 않은 연기열전을 펼치는 것.

수상천만한 소리효과 전문가 K역에 훈남 배우 이종혁, 돌발 애드립으로 방송사고를 일삼는 미모의 재즈가수 마리역에 김사랑, 그녀의 막강 라이벌 푼수기생 명월역에 뚜껑소녀 황보라, 엔딩을 한번도 써본 적 없는 펑크전문 작가 노봉알역에 김뢰하, 순발력 제로 좌충우돌 아나운서 만철역에 오정세, 위기일발 애드립의 귀재 천재사환 순덕역에 고아성 등 엉뚱하고 유쾌한 캐릭터들의 향연은 영화를 보는 또 하나의 백미다.

더욱이 그간 보여줬던 배우들의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파격적인 캐스팅을 통해 기존에 한번도 보지 못했던 배우들의 새로운 모습은 신선함을 더한다.

일제라고 우울할 거 없다

특히 주목할 것은 이종혁과 김뢰하가 코믹연기 대결. 그동안 냉철하고 지적인 이미지로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던 로맨티스트 이종혁은 이번 영화에서 과감한 코믹연기로 김뢰하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라듸오데이즈>에서 비밀을 간직한 만능 소리효과맨 K역을 맡아 이제까지 단 한번도 보여준 적 없는 코믹연기를 위해 철저하게 망가졌다. 한편 김뢰하는 한번도 엔딩을 써본 적 없는 치명적 징크스를 가지고 있는 노작가역을 맡아 코믹연기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특별 이들은 이번 역할을 위해 바가지 머리로 파격 변신해 관객에게 색다른 재미와 웃음을 선사하겠다는 각오다. 두 남자의 이유 있는 변신을 통한 맛깔나는 코믹 연기의 진검 승부, 포복절도할 웃음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지 승패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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