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업무 민간 이양 “대학 자율화 내게 맡겨!”
입시업무 민간 이양 “대학 자율화 내게 맡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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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차기 회장 손병두 서강대 총장

▲ 이명박 정부의 교육구상에 따라 입시와 관련한 부분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손에 맡겨지게 됐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구상이 발표됨에 따라 차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인 손병두 서강대 총장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 청사진은 ‘자율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대학입시업무가 교육부에서 민간으로 이양, 대학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담당하게 된다. 나라의 동량이 될 이들의 교육정책을 논하기 위해서라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는 것.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임기가 시작되는 올 4월부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으로 새로운 교육정책의 밑그림을 그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손병두 서강대 총장이 ‘뜨기’ 시작했다.


손병두 새 정부 ‘한 힘’


‘자율화’를 토대로 하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구상으로 교육인적자원부의 대입 업무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가 넘겨받게 되면서 대교협의 차기 수장인 손 총장이 차기 정부 교육정책 실행의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서 총장은 차기 총리 물망에도 오르내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초대 국무총리를 일하는 실무형 총리, 즉 비정치인 출신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한승주 고려대 총장 서리와 안병만 전 외대 총장, 이경숙 인수위원장,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과 함께 차기 총리 인선에 거론되고 있는 것.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이 당선인은 초대 총리에 손병두 서강대 총장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기회를 봐 총리직을 제의할 것 같다”며 “이 당선인이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인선할 때도 손 총장에게 손을 내밀었으나 손 총장은 가족의 병환을 내세워 거부했다. 이 당선인이 총리직을 제의하면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명박 정부 교육인적자원부의 대입 업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로 이양
차기 회장 손병두 서강대 총장,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출신 경제인


손 총장은 이 외에도 박찬모 전 포항공대 총장, 어윤대 전 고대 총장과 함께 교육과학부 새 선장으로 꼽히며 주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손 총장의 치솟는 몸값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측 인사들과의 인연과도 관련이 깊다. 손 총장은 당초 유력한 인수위원장 후보에 오르내렸던 것. 재계와 학계를 두루 거친 인사라는 점과 오랜시간 경제계에 몸담은 경제통으로 이 당선인의 정책을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친재벌적 이미지가 있다는 반론에 인수위원장 인선 논의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인수위 정책자문위원단 자문위원으로 활동, 이 당선인과의 인연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유한 가운데 뚝심 있어


새 정부 주요 보직 인선에 오르내리고 있는 손 총장. 그는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을 지낸 친기업 시장주의자로 40여 년을 재계에서 보낸 경제맨이다. 가난한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나 고등학교 때부터 가정교사 등으로 학비를 충당, 대학까지 나온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삼성에서 일했으며 특히 회장 비서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승승장구하며 삼성 내 입지를 쌓아가던 그는 돌연 44세 나이로 미국 유학길에 올라 경영대학원을 마치고 돌아와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일하면서 전경련과 인연을 쌓기 시작했다.

당시 전경련 인사들은 손 총장에 대해 “상당히 온유하지만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는 뚝심있게 밀어붙이는 인물”이라고 평했다. 이와 함께 ‘친화력이 있는 인물’로 ‘재계의 마당발’로 통한다.

그의 이런 모습은 서강대 총장으로 취임하는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기업계 인사가 어떻게 대학 총장으로 오냐”는 학내 반발에 “요즘은 기업이나 대학이나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학이라고 해서 상아탑 속에서 고고하게 자기 이상을 지키는 것으로는 존립할 수 없으며 이상을 펼 수도 없다. 오늘날 세계화라는 큰 물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학을 효율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총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그런 신념을 펴기 위해 ‘무보수 총장’을 자처했다.


“대학자율화 해볼랍니다”


손 총장과 ‘대학자율화’는 불가분의 관계다. 그는 전국사립대총장협의회 회장 자격으로 대학의 자율성을 제한하는 참여정부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해왔다. ‘대입 자율화’를 외치고 있는 이명박 정부와 손 총장의 이념이 잘 맞닿아 있는 것도 이 때문.

그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경쟁력이란 것은 경쟁을 통해서 길러지는 것”이라며 “경쟁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에서는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BK사업 등 여러 가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가장 효율적인 것은 교육부의 대학자율화”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당선인과의 각별한 인연…차기총리, 교육과학부 새 수장 ‘운운’
오래전부터 ‘대학자율화’ 말해 와…“경쟁력은 경쟁 통해 길러지는 것”


그는 “정부가 학교에 가하고 있는 각종 규제를 풀면 경쟁력 있는 대학은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대학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환경아래에서는 교수나 학생 모두 공부를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는 것”이라며 “교육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이며, 우수한 인재가 곧 국가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교협의 대입업무 이관에 대해 손 총장은 “환영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학생 선발권을 대학에 돌려달라는 건 우리가 꾸준히 요구했던 바”라며 “이번 조치는 대학 경쟁력 강화로 가는 첫걸음이다. (교육부보다) 더 잘할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 개혁으로 대교협은 지금까지 대학의 목소리를 단순 대변하는 협의체 성격에서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대학의 학생 선발과 학사운영 업무를 넘겨받게 된다. 업무 이양의 범위나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벌써부터 ‘3불정책(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 폐지’, ‘논술 가이드라인 폐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지금은 ‘입조심’ 중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이 손 총장에게로 쏠리면서 인수위와 ‘다른 말’이 말썽을 빚기도 했다.

손 총장은 “대학에 따라 수능을 보는 데도, 내신을 반영하는 데도 있을 것”이라며 “본고사를 치르는 대학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인수위는 곧 “이명박 당선인의 3단계 대입 자율화론의 핵심은 궁극적으로 본고사를 보지 않고도 수능과 내신·특기자 전형 등으로 대학의 입맛에 맞는 인재를 뽑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대입 자율화의 최종 종착점은 본고사를 안 보게 하는 것인데 이를 손 회장이 오해한 것 같다”고 해명, 인수위 내 소통에 문제가 있음이 지적됐다.

서강대측은 <시사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손 총장의 교육구상 등에 대한 질문에 “손병두 총장의 대교협 회장직은 4월부터 시작”이라며 “아직 현 대교협 회장이 대교협을 이끌고 있고 인수위에서 교육관련 업무가 전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 교육정책에 대한 어떤 말도 하기 힘든 상황이다. 대교협 회장 취임전까지는 인터뷰 등을 최소화하는 등 섣부른 발언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내부 방침”이라고 전했다.


<손병두 프로필>
출생: 1941년 8월 3일
출생지: 경상남도 진주
소속: 현 서강대학교 총장
학력:
1964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학사
1985 아더D.리틀대학교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1990 한양대학교경영대학원 경영학 박사
경력:
1972~1981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이사
1981~1983 제일제당 이사
1994~1995 동서투자연구소장
1995~1997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
1997~2003 한국능률협회 부회장
1997~2003 전국 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1999.07~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이사
2003~2004 전국 경제인연합회 상임고문
2004~ 세계 청년봉사단(Kopion) 총재
2005.07~ 서강대학교 총장
2006.08~ 동아시아 및 오세아니아지역 예수회대학 총장회의 부의장
2008.01~ 제17대 대통령 당선자 정책자문위원단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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