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히히히~"
"불 딜러라~ 불 딜러라 딜러~"
"이히히히~ 이히히히~"
"태백산캉 지리산캉에 사는 호랑이 두 마리 잡아주모 내로(나를) 용서해주나?"
내 어린 날의 기억 속에는 늘 잊혀지지 않는 이름이 두 개 있다. 그 이름들은 내가 요즈음도 딸들과 농담을 주고 받을 때 가끔 써먹는 이름들이기도 하다. 팔푼이와 덕순이, 덕순이와 팔푼이... 팔푼이와 덕순이는 내가 초등학교에 갓 입학했을 때부터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우리 마을 주변을 쇠기러기처럼 맴돌았다. 늘 이해하기 힘든 이상한 말들을 주절주절 내뱉으며.
팔푼이와 덕순이는 둘 다 정신병자였다. 하지만 어떤 과정을 거쳐 정신병자가 되었으며, 어떻게 해서 잊을 만하면 우리 마을로 찾아오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 수가 없었다. 마을 어르신들조차도 그저 허허, 하고 헛웃음만 내뱉을 뿐, 팔푼이와 덕순이에 대해서 거울처럼 환하게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팔푼이와 덕순이의 나이는 둘 다 30대 중반쯤 되어 보였다. 팔푼이는 남자였고, 덕순이는 여자였다. 하지만 이 둘은 무슨 부부 사이라거나 형제지간이라거나 하는 그런 관계가 아니었다. 또한 동시에 우리 마을에 나타난 적은 몇 번 없었다. 팔푼이와 덕순이는 어느 날 갑자기 불쑥불쑥 각설이처럼 우리 마을에 나타났다가 쇠기러기처럼 그렇게 사라지곤 했던 것이다. 그 지저분한 누더기 옷을 덕지덕지 걸친 채.
우리는 팔푼이와 덕순이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먹고 사는지도 잘 몰랐다. 둘의 닮은 점은 그렇게 불쑥 우리 마을에 제각각 나타나 찬밥과 김장김치를 얻어, 햇볕이 잘 드는 담벼락에 쪼그리고 앉아 볼이 터지도록 맛있게 먹는다는 것이었다. 또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날이 저물면 팔푼이는 주로 들판에 쌓아둔 짚더미 속에 들어가 잤고, 덕순이는 마당뫼에 있는 고인돌 아래서 버려진 담요나 가마니를 잔뜩 덮고 잤다.
"얼씨구씨구 들어간다아~ 절씨구씨구 들어간다아~ 작년에 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 와아아~ 또 팔푼이가 나타났다아~"
"기차에 깔려 죽으모 우짤라꼬 저라고 있노?"
"그래도 저기 정신이 조금은 있는 모양인기라. 기차 오는 소리만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