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빠른 속도로 자본주의의 '진면목'을 파악해가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일. 이는 단순히 경제 상황 뿐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상황 면에서도 서구의 그것을 맹렬히 뒤쫓고 있어, 일정 부분에서는 우리보다도 더 서구화된 것은 물론, 우리보다도 더 심각한 '자본주의 페혜'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기형 현상'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마침내 '대대적으로' 등장했다. 중국인들은 '숫자'에 관심이 많다. 숫자에 샤머니즘적인 요소를 뒤섞어 '운수 좋은 수', '장수하는 수' 등을 설정하는 등, 유난히 강한 '숫자에의 집착'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보아 한국의 젊은층도 나름의 '의미'를 섞어 설정하는 '핸드폰 번호'에 중국이 집착하지 않을리 없을 터. 그런 연유로, 마침내 등장하게 된 '최고가의 핸드폰 번호'인 '13333333333' 경매에 올라 한화 2억 5000여만원에 해당하는 178만 위안에 '낙찰'됐다. 이 번호가 유독 인기를 끈 것은 3을 뜻하는 '싼'이라는 발음이 무려 10번으로 등장하기 때문인데, '싼'이라는 발음이 들어가는 '싼차이'가 '부자가 된다'는 의미의 속어라고. 비슷한 이유로 인해 '파차이'의 '파' 발음이 들어가는 '8'이 선호되기도 하고, '장수의 숫자'로 알려진 '9', '순리'를 나타내는 '6' 등이 인기높은 숫자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