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네스코의 걸작 『살인놀이』 무대화
이오네스코의 걸작 『살인놀이』 무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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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부조리한 실존 탁월하게 형상화

▲ 부조리극의 대표 작가란 평가를 받고 있는 외젠 이오네스코의 캐리커쳐. 촌철살인식 대사와 마치 문어발처럼 번져나가는 기괴한 스토리 전개로 유명하다.
무대 위…죽음이 증식한다. 늘어나는 주검이 삶 안으로 꾸역꾸역 밀고 들어오면서 광기는 거역치 못할 힘으로 사람들을 공격한다. 전염병으로 폐쇄된 도시. 물자의 보급이 끊기자 광란적 분열증 끝에 인간들은 식인종으로 변해간다.

루마니아 태생의 외젠 이오네스코(Eugene Ionesco 1909~1994)의 『살인놀이(Jeux de massacre)』의 무대는 죽음의 증식으로 파괴되고 굴절되고 비틀어지는 삶을 형상화한다.

극단 아바다(A.B.A.D.A:After-B.A.D.A)가 만든 연극 김태수 연출의『살인놀이(Jeux de massacre)』는 이오네스코식의 촌철살인 같은 대사의 잔칫상이다. 배우들이 내뱉는 대사들은 차라리 들리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 … 물망치처럼 그것은 두뇌와 심장을 때린다.

점점 황폐화해 가는 도시에서 알뿌리스런 자아를 붙잡고 자기들의 욕정에 사로잡혀 있는 도시인들은 공포와 절망에 사로잡혀 이제껏 붙잡고 있었던 것들에 더한층 강하게 집착하게 된다. 절대자를 향한 울부짖음도 부질없다. 죽음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 연극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실내 동시 장면’은 이오네스코의 천재적 극작법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두려움과 불안, 기괴한 상황 속 발작적인 유머와 자멸적 부조리로 충만한 『살인놀이』는 오는 2월17일까지 대학로의 <대학로> 극장에서 상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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