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마지막 왕의 피라미드식 석총 '구형왕릉'

다랑이 논과 밭들이 즐비한 꼬불꼬불한 산길을 넘어 조금 더 달려가자 저만치 덕양전이 보인다. 왕산에 있는 구형왕릉으로 올라가는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덕양전은 정조 17년, 서기 1793년에 후손들이 사적 보호를 위해 지은 사당이다. 1천200여 평 남짓한 이곳에는 가락국 마지막 왕이었던 구형왕과 왕비의 영정을 모시고 있다.
사적 제214호로 지정된 구형왕릉은 이곳에서 왕산으로 끝없이 빨려 들어간 길을 따라 2km쯤 더 올라가야 한다. 가는 길목에는 언뜻 <유의태 약수터>라는 팻말도 보인다. 그래. 맞다. 이곳 화계마을이 바로 한때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허준'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 아니던가.
"허준의 스승 유의태 선생이 이곳 산청에서 태어나 이 마을에 들어와서 의술을 폈다면서요?"
"확실치는 않아. 학계에서는 아직까지도 유의태 선생이 의술활동을 편 마을이 이곳 화계마을이라고 단정을 짓고 있지는 않으니까."
그렇게 산길을 올라가다보면 '유의태 약수터'라는 작은 팻말이 붙어 있는 오른 편에 구형왕릉의 피리미드식 돌무덤이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계단식으로 돌로 쌓은 무덤이라는 구형왕릉은 지금까지 내가 보아온 능들과는 전혀 다른 특이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무덤이 아니라 돌탑처럼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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