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물급 보스들 줄줄이 구속 이후, 구심점 잃고 주인 없는 무주공산 상태
2~3개 조직들이 거머쥔 강남일대 ‘A파 스파이들에 와해되고 있는 중’
서울 강남권 조폭계가 이상기류에 휩싸였다. 지방의 모 지역 토착세력들이 강남 입성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 지역을 근거로 세력을 키운 신진세력으로 알려진다. 과거 강남을 점령하고 있던 김태촌, 조양은 등 거물급 보스들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강남은 구심점을 잃고 주인 없는 무주공산 상태. 이런저런 상황에 비춰보아 조폭계에선 A파가 강남에 입성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시사신문>이 그 내막을 따라가 봤다.
과거 강남을 주무르던 두 거물은 현재 구속수감 중이다. 그렇다면 강남 조폭계를 지키고 있는 세력들은 어디서부터 왔을까.
조폭계에 정통한 인사는 이에 대해 “지금 강남에서 활동하는 조폭들의 대다수가 김태촌과 조양은의 잔존세력 중 그나마 힘깨나 쓴다는 선수들이다”고 설명했다.
이 인사는 이어 “그들의 계보와 신진세력들이 강남입성만을 노리는 이유를 알기 위해선 조폭의 계보와 과거사를 알아야만 이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이 타깃인 이유
또 다른 인사는 “국내에 손꼽히는 전국구 조폭을 꼽는다면 단연, 동대문 사단을 꼽을 수 있다”면서 “그 외엔 칠성파를 알아주지만 칠성파는 자신들의 지역에서만 활동을 하기 때문에 다른 계파들과 싸우는 일이 흔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강남지역 이권다툼에 대해선 “2~3년 전에도 강남일대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면서 “그 당시 전국구 최대 조직이 서울을 장악했었다”고 기억했다.
실제로 서울 명동, 강남권은 조폭세계에서 중요시 생각하는 거점이다. 그런데 왜 유독 강남권을 둔 세력다툼이 심화되는 것일까.
일제시대 이후부터 최근까지 명동은 이정재가 이끌던 전국구 세력 ‘동대문사단’의 계보를 이어오던 토착세력들이 거머쥐고 있다. 한 마디로 쉽사리 건드릴 수 있는 지역은 아니라는 것.
강남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그 지역은 개발이 돼 있지 않아 지역을 차지하기 위한 이권다툼이 벌어진 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개발의 중심이 된 강남의 ‘돈줄’은 누가 봐도 군침이 흐른다는 것이다. 현재 강남 내에선 2~3개 파가 구역을 나눠 각각 활동하고 있고, 구심점이 돼 줄 든든한(?) 보스는 자리를 비운 상황.
지난 1990년대 이후 정부에선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대적으로 폭력조직 검거했다. 이 때 거물급 보스들은 줄줄이 철창신세가 됐다. 이로 인해 강남을 향한 지방세력들의 입질은 계속돼 왔다.
지역 조폭 세력들에겐 절호의 찬스인 셈.
‘A파’의 정체…지방 신진세력
최근 강남에서 감지되는 묘한(?) 분위기는 그 곳으로의 입성을 노리고 있는 지방세력들에 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사태의 중심에는 모 지방의 A파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폭계의 유력 인사는 이와 관련 “강남 이권 다툼은 90년대 이후로 광주, 천안, 대전, 의정부 등 지방세력들이 입성을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기 때문에 생겼던 것”이라면서 “하지만 성공한 적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거물급 보스가 없는데다가 지방세력들이 자주 침범하는 통에 강남은 현재 무주공산이다”면서 “내가 알기론 A파가 노렸던 첫 지점이 강남은 아니었다”고 했다.
이 인사에 따르면, 당초 A파가 점찍었던 지점은 명동이었다. 하지만 명동은 감히 넘볼 수 없는 지역. 자칫 잘못 건들었다간 자신들의 생존자체가 불투명했다. A파는 눈을 돌려 만만한(?) 강남을 택한 것이었다.
A파의 강남 입성에 대해 이 인사는 “이미 A파의 스파이들이 강남을 휘젓고 다니면서 조직원들을 하나하나 흡수하는 중”이라면서 “지금은 예전처럼 피바람을 일으키지 않고 회유책을 써 조직을 와해시킨다”고 설명했다.
이 인사는 또 “이미 강남권의 많은 조직원들이 그들의 회유책에 동요하고 있다”면서 “그렇기에 A파가 이번에 강남을 접수하는 것은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st35@sisa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