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 잘하냐'
'내 아들 잘하냐'
  • 오공훈
  • 승인 2004.11.1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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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고지' 앞둔 롯데 신동빈 부회장 대약진
'경영대물림'을 향한 롯데그룹의 움직임이 은근히 분주하다. 최근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이 일본에서 귀국했는데 그 배경에 비상한 관심이 집중된 것. 아들 신동빈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배려가 아니냐는 것이다. 롯데에 어떤 변화가 올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격호 회장이 아들 신동빈 부회장에게 경영 전반을 주도할 수 있는 그룹 정책본부장을 맡긴 이후 일본에서 처음 귀국, 경영 챙기기에 들어간 움직임이 포착된 것. '슬림화' 외치는 신동빈 부회장 지난 10월 초 신격호 회장은 신동빈 부회장을 그룹 정책본부장에 임명하고 일본으로 출국했으나 11월 9일 귀국, 그간의 경영현안 등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고 있는 상황. 특히 롯데는 신동빈 부회장이 지난달 4일 롯데호텔 정책본부장에 취임한 이후 그룹 구조조정본부를 총지휘하면서, 그룹의 조직개편과 인사방향을 통한 체질개선 방안을 집중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격호 회장에게 이 같은 내용을 보고해 재가를 받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지난 주 일본출장을 마친 신동빈 부회장은 현재 신 회장과 내년 경영 구상을 마무리 중. 만약 신 회장의 재가가 떨어지면, 롯데는 신 부회장 체제에 맞는 총괄조직의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해마다 2월 경 단행됐던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도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롯데의 총괄조직은 그룹의 기획·재무·인사 등을 맡는 롯데호텔 소속 정책본부와 홍보 등을 담당하는 롯데쇼핑 기업문화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슬림화'를 주창하는 신동빈 부회장의 의지로, 불필요한 부서와 인력은 줄이고 핵심기능은 강화하며 주요 임원진의 면면도 젊어지는 쪽으로 바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룹 정기 임원 인사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 신 부회장의 정책본부장 임명 직전인 지난 9월 30일, 롯데의 창업공신인 임승남 전 롯데건설 사장이 퇴진해 대대적인 경영개편의 전주곡을 그린 바 있다. 하지만 급격한 변화에 체질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롯데그룹의 특성 상, "당분간 큰 움직임 없이 신 부회장 체제의 안정을 다지는데 주력할 것"이란 예상도 만만치 않다. 신 회장이 큰 변화를 허락할지 미지수인 데다 이제 막 그룹 경영에 관여하게 된 신 부회장도 빠르게 그룹을 바꿔 나가기보다는 신 회장의 지도를 받으며 안정 속의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도 많다는 것. 이에 따라 롯데의 변화 여부는 신 회장이 일본으로 출국하는 12월까지 지켜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롯데 관계자는 "뭔가 바뀌지 않겠느냐는 얘기들이 있기는 하지만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우리도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석유화학산업의 수직계열화 구상 중" 현재 신동빈 부회장이 명예를 걸고 역점을 두는 분야는 석유화학. 신 부회장이 대표를 맡고있는 호남석유화학은 최근 현대석유화학 2단지와 KP케미칼을 연달아 인수하는 기염을 토했다. 호남석유화학은 이들 두 회사를 인수하며 당장 매출이 5조원을 능가하게 됐다. 이는 업계 1위인 LG화학이 바짝 긴장할 만한 괄목한 수준. 재계에선 "신동빈 부회장이 중장기 계획으로 중국 현지공장 설립 등을 통해 매출 10조원 이상의 석유화학산업의 수직계열화를 구상 중"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KP케미칼 인수를 마무리 한 지난 11월 10일, 기준 전 호남석유화학 고문을 KP케미칼 대표이사로 앉히는 등 롯데그룹 출신의 인물을 최고경영진에 집중 배치했다. 물론 롯데그룹 관계자는 "새로 인수한 KP케미칼이나 현대석유화학 2단지를 정상화하는데도 수월찮게 노력이 든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어느 정도 정상화된 후 3개회사를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 논의하고, 수직계열화는 그 다음 일"이라고 밝힌다. 신동빈 부회장은 이처럼 중화학공업 육성 외에도 러시아 모스크바에 짓고 있는 백화점과 호텔 등 해외사업과 일본 유통기업 '이온'과 추진하고 있는 교외쇼핑몰 건설 등 지속적인 신규사업확대를 위해 불철주야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일가를 이룬 아버지 신격호 회장의 위업을 그대로 지속시킬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이 신 부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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