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스스로 좋아서 사발을 굽기 시작했지요
제 스스로 좋아서 사발을 굽기 시작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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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발 장인 모(某)씨

사발은 죽사발, 개사발 하듯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기그릇이다. 사발은 주로 밥그릇, 국그릇 등으로 쓰이며, 재료는 도토, 장석, 규석, 백토 등을 원료로 하여 만든다고 한다. 사발이란 이름은 몽골어의 사바(Saba, 그릇)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사하치(砂鉢)'라고 부르는 사발은 사발(沙鉢)이라고 적기 때문에 한자말로 생각하기 쉽다고 한다.

"사발이란 말은 중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낱말입니다. 저는 사발을 순수한 우리 말이라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몇 년이나 되셨습니까?"

"저는 따로 배운 스승이 없습니다. 처음부터 제 스스로 좋아서 사발을 굽기 시작했으니까요. 한 30년 정도 되지만 아직도 불을 다루는 것이 정말 어렵습니다. 어떤 이는 가마에 온도계를 꽂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하지만 그게 어디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불은 불을 다루는 사람의 정성도 정성이겠지만 불은 결국 하늘이 다루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날, 그분과 나란히 자리에 앉은 나는 그분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아냈다. 하지만 내가 그 무언가를 알려고 일부러 말을 붙인 것은 아니었다. 그저 버스를 같이 타고 오면서 심심풀이 땅콩처럼 그렇게 주고 받은 말들이었다. 이야기 도중 나는 통성명을 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또한 그분도 끝내 통성명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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