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는 한국문화재, 고향에 인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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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쾰른 동아시아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도록) 발간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독일 '쾰른 동아시아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를 지난 2004년 현지조사하고 금번에 이를 도록으로 발간하였다.

'쾰른동아시아박물관'이 있는 쾰른은 중세기 독일 최대 성당이자 프랑스 고딕 양식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쾰른대성당'으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동아시아 전문 박물관인 이곳에 많은 한국문화재가 있다는 것은 1980년대 말,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유럽 지역 한국문화재 조사를 통해 그 일부가 알려지고 있었다. 재단은 당시 조사를 바탕으로 이곳에 한국실 마련을 위한 재정 지원을 했고, 1995년 한국문화재를 독립적으로 전시하는 '한국실(Korea-Galerie)'이 마련되었다.

▲ 청자상감운학국화문개합(靑磁象嵌雲鶴菊花紋盖盒)

'쾰른동아시아박물관' 한국문화재는 박물관 설립자인 아돌프 피셔(Adolf Fischer)와 부인 프리다 피셔(Frieda Fischer)가 수집한 것이 기초가 되었다. 이들 부부는 1905년과 1910년 두 차례 한국을 여행하기도 했다. 유물의 대부분은 피셔 부부가 수집한 것이며, 고려청자를 비롯, 불교회화와 공예품 등 다양한 유물이 여기에 포함된다. 1977년에는 일본에서 주로 활동한 동아시아 미술사 석학 쿠르트 브라쉬(Kurt Brasch)가 한국문화재를 기증하면서 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를 질과 양 모두에서 풍부하게 성장시켰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04년 5월,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문화재 196건(232점)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실시하였고, 이 가운데 선별하여 164건(184점)을 수록 <독일 쾰른 동아시아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Korean Art Collection in the Museum of East Asian Art in Cologne, Germany>(도록)로 발간하게 되었다.

도록은 박물관이 한국문화재를 소장하게 된 인연과 국립문화재연구소의 현지조사 경위를 소개하고, 전체 유물을 세부 사진을 통해 소개하고, 각 유물별 자세한 설명을 마지막에 수록하였다.

▲ 백자청화운룡문호(白磁靑畵雲龍紋壺)

도록에 실린 한국문화재로는 ‘토기’(12건), ‘도자’(77건), ‘금속공예’(44건), ‘옥공예’(5건), ‘목공예’(11점), ‘회화’(11건), ‘조각’(1건), ‘복식’(3건) 등이다. 토기는 ‘굽달린잔받침’(臺附角杯臺), ‘수레바퀴모양토기’(車輪形土器), ‘배모양토기’(舟形土器) 등 국내에서도 드문 이형토기가 6점이나 된다. 도자는 모두 77건으로 전체 한국문화재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다. 상감기법으로 문양을 화려하게 시문한 고려 중기 이후 상감청자가 대부분이어서 고려 전성기 고급 청장들이 중심을 이룬다. 백자는 청자에 비해 적은 수량이나 '백자청화운룡문호(白磁靑畵雲龍文壺)'나 '백자동화포도문각호(白磁銅畵葡萄文角壺)'는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이외에도 흑칠 위에 나전으로 아름답게 장식한 목공예품과 나무로 조각한 '동자상(童子像)', 적은 수량의 복식 유물 등이 있으며,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와 '비로자나삼존도(毘盧舍那三尊圖)' 등 불교회화는 14세기 고려 불화의 높은 경지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 비로자나삼존도(毘盧舍那三尊圖)(왼쪽)와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오른쪽)

1992년부터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추진하는 '국외 소재 한국문화재 조사 사업'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국외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소장하게 된 한국문화재를 현지조사하고 그 결과를 보고서로 발간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우리 문화재의 국외 소장 현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외국인으로서 한국문화재를 공부하는 학생 및 연구자를 지원하고, 자료적 가치가 높은 희귀 유물을 국내에 소개함으로써 한국문화사 연구의 지평을 넓히는 데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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