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통선에 고드럼이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한국 정치의 앞날을 예견해주는 것이어서 그런지 유독 고드럼 끝이 쪼삣하고 단단하게 굳어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만은 저 고드럼과 같은 이 땅의 정치현실이 아니길 기도합니다.
오늘은 날씨도 맑아서 북한 땅도 선명하게 눈에 다가옵니다. 북한 땅은 마냥 평화롭게 보이기만 합니다. 그러나 북한 땅을 바라보는 제 마음은 무척이나 착찹하기만 합니다. 바로 휴전선 강 건너가 개성 땅이기 때문입니다.
개성 땅엔 지금 개성공단이 존재해 있고, 이제 막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었는데, 대선판결의 영향으로 인하여 남북경협에 영향이라도 받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우리 민족의 살 길은 남북경협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낮은 임금과 남한의 자본과 기술력이 결합하여 공장을 가동하고 북한 땅의 지하자원을 남북이 결합하여 개발한다면 우리 민족의 살길이 열리는 것입니다.
거기다가 경의선이 정식 가동된다면 물류비용의 절감과 물류운반으로 벌어들이는 외화가 만만치 않다는 것입니다
정말 제 바람은 남북경협만큼은 지금 이 수준으로 계속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난 해 12월, 민통선에도 투표를 했습니다. 민통선에 거주하는 노인들이 투표장에 속속 도착하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그때 저는 저 분들이 민족 현실을 알고 투표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 의무감에서 행사하는 것인지 판단이 제대로 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대선 투표일이었던 그날은 남북이 교차하는 민통선의 하늘은 청명하지만 애매모호한 구름 몇 자락만 오락가락했습니다.
주여! 이 민족을 지켜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