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초 상여금 연체부터 지방 사옥이전까지 위기설 ‘풀풀’
두바이 사업 장밋빛 전망 속 신용경색위기 파장 미치나
대형 건설사가 총 수주액 대부분을 달성하는 국내 건설시장에서 중견건설업체의 명맥을 잇기란 쉽지 않다. 특히 지난해 불경기가 심화되며 중견건설업체들의 줄도산이 건설업계 안겨준 충격은 결코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시류에도 불구하고 해외를 향한 발 빠른 행보를 보이는 중견건설사도 있다. 바로 성원건설이다. 국내 건설업체 중에서도 적극적으로 두바이 사업을 개척하며 두각을 드러내는 성원건설은 세계 각지 사업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런 배경에도 불구하고 증권가 일각에선 뒷말을 늘어놓고 있다. 성원건설의 자금 압박설이 그것이다.
발원지는 상여금 지급 지연
증권가에 따르면 일단 성원건설의 상여금 지급이 미뤄진 것이 자금 압박설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성원건설은 홀수 달마다 상여금이 지급되는 임금체계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올해 첫 상여금이 지급되는 것은 1월분 급여에서다. 그런데 이 상여금 지급이 2월로 미뤄진 것이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성원건설이 현금부족으로 상여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터져 나왔다.
성원건설 홍보실 관계자는 “직원 상여급 지급이 다소 밀린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다 지불됐다”면서 “전산상 오류로 인해 다소 늦어졌던 것”이라고 자금 압박설을 일축했다. 성원건설 자금 유동성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사실 이런 자금 압박설은 지난해 11월 성원건설이 서초 사옥을 매각하고 이전했을 때도 불거졌다. 성원건설은 서울 서초동의 본사를 경기도 용인의 신사옥으로 옮겼는데, 여타 기업들이 강남입성을 바라고 있던 것을 감안하면 언뜻 상반된 행보다. 성원건설이 사옥 매각을 통해 현금을 조달한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한 단초가 된 셈이다.
상여금 지급이 단순한 컴퓨터 시스템 문제였다는 성원건설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자금 압박설이 계속 증권가에 떠도는 이유는 무엇일까. 증권가 일각에선 성원건설의 두바이 사업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 증권 전문가는 “국제통화기금(IMF)가 세계 경기전망을 발표하면서 가장 먼저 부동산시장의 침체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라며 “국내 대형건설사보다는 중견건설사들이 해외부동산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만큼 현금 자금 압박 등에 직면할 우려도 있다”고 진단했다.

성원건설은 지난 2006년 아랍에미리트 정부가 특구로 지정해 개발 중인 두바이 인근 자다프와 비즈니스베이 경제특구 내에 각각 주상복합아파트, 오피스, 근린상가 등을 위해 현지 업체와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총 사업비는 3000억원 규모다. 그동안 중동지역에서 플랜트, 도로, 항만, 오피스, 호텔 등 토목 사업을 국내 건설업체가 현지 업체로부터 발주 받아 시공한 사례는 많았지만 토지를 매입해 직접 시행과 시공, 분양 사업을 하는 건설사는 성원건설이 최초다.
신용경색 두바이에 미치나
문제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분양이 돼 수익이 나기 전까지는 현금 유통이 막힐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다. 이런 상황에 금융권의 채권회수 등의 외부요인이 생겨나면 걷잡을 수 없이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시선이다.
하지만 성원건설 측 관계자는 이런 해석을 일절 부정했다. 현재 성원건설 측은 자금압박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특히 이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성원 상떼뷰 컬쳐빌리지’ 주상복합 프로젝트의 청약을 100% 완료하며 향후 사업 전망이 밝다”고 자신했다. 이어 “성원건설을 모든 결제를 현금으로 하기 때문에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가 생기는 일 등은 발생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 성원건설의 이런 해명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서브프라임 사태는 앞으로 건설경기 악화에 일조할 기색인 만큼 당분간 증권가의 촉각이 성원건설을 향할 가능성이 높다.
증시 전문가는 “성원건설이 두바이 사업은 중간 중간 소문이 흘러나오지만 일부 계약 등이 아직 확정
되지 않은 까닭에 작은 소문에도 크게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한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아직까지 낙관적 전망을 맹신하기는 힘들지만 어느 정도 두바이 사업이 진행되면 이런 뒷말은 자연히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금 압박 등 뒷말에 시달리는 성원건설의 두바이 사업. 여의도 증권가의 뒷말에 성원건설이 실적과 성과로 우려를 종식 시킬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