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의 공천 '국민 사기극'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의 공천 '국민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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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바보로 보이나. 사기 치면 표로 벼락 맞는다.

늑대와 양치기 소년의 얘기는 너무나 유명한 이솝우화다. 설명을 하면 시간 낭비다. 짧게 한마디. 거짓말 하지 말라는 교훈이다.

명동 번화가를 걷는데 뒤에서 갑자기 고함소리가 들렸다.
‘사기꾼 잡아라.’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앞에서 가던 사람들이 무두 뛰는 것이다. 도망치는 것이다. 낯익은 얼굴이 있었다. 이름이 잘 알려진 정치인이다.

강물에 신부님과 국회의원이 빠졌다. 119구조대가 서둘러 이들을 구하는데 국회의원을 먼저 건진다. 역시 나라를 위해 분골쇄신 일하는 국회의원이니 대접을 해 준다고 생각했을까.

나중에 물었다. 왜 국회의원을 먼저 건졌느냐고. 대답은 간단했다. 강물이 오염될까봐 먼저 건졌다는 대답이다. 국회의원과 오염, 씁쓸하다.

우스개지만 영 개운치가 않다. 정치는 국민생활을 지배하는 최상위 개념이다. 왜냐면 정치를 떠나서는 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아무리 별 볼 일 없는 거수기라 해도 국회의원이 손 한번 들면 법이 통과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한다. 법이 얼마나 중요한가.

좋은 법도 악법도 이들이 판단하기 나름이다. 희대의 악법이라고 말 하는 국가보안법도 국회의원들이 만들었다.

왜 이렇게 말이 많으냐고 꾸짖지 말라. 정치 좀 잘 해보라는 소망 때문이다. 요즘 국회의원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공천에 목을 매고 있다.

어디서 부스럭 소리만 나도 귀를 세우고 긴장한다. 이들에게는 죽고 사는 문제다. 거물급이라면 별 걱정 안 하지만 급수가 중간급이나 더 아래로 쳐지면 그야말로 결사적이다.

요즘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은 공천문제로 당이 죽 끓듯 한다. 살벌하다. 정당에는 공천 규정이라는 게 있고 규정대로 한다고 한다.

한나라당의 당규 3조 2항도 공천규정이다. 당규대로 했다는데 왜 그리 소리가 요란하고 말썽인가.

박근혜 쪽에서는 자기들을 제거하기 위해서 만든 당규라는 것이다. 박근혜도 모르게 만들어졌고 장기포석이라고 했다. 이명박 집권 동안에 걸림돌이 될 자신들을 일찌감치 정리하겠다는 저의로 판단한 것이다.

또한 이명박 당으로 확실하게 만들려는 계획이고 이재오 이방호를 선봉으로 한 박근혜 계파 추방작전이며 5년 후 대선을 겨냥한 이재오의 당권 장악의도도 포함이 되고 김무성이 첫 번째 제물이라는 것이다.

‘삶과 죽음’을 가른다는 정치인의 공천과 5년 후 대권과 연결되는 이번 사태는 결사적이 될 수밖에 없는 심각한 사태를 불러 온 것이다.

당규 3조2항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형이 확정된 사람에게 공천신청도 못하도록 되어 있다. 박근혜 계파의 김무성이 딱 걸렸다.

화가 난 박근혜 쪽은 당규 ‘3조2항’을 엄격하게 적용, 선거법 위반자와 당 윤리위에서 징계 받은 자들도 몽땅 공천 신청을 못하도록 하자고 했다.

여기에는 이재오·정두언 등 당선인의 핵심들이 대거 포함된다는 사실을 겨냥한 공격이다. 같이 죽자 이거다.

사실 당규대로 한다고 그냥 물러서는 착한 정치판이 아니다. 여기서 너무나 많이 들어 온 사자성어, 토사구팽이 나온다. 김무성의 말이다.

이명박 당선을 위해서 분골쇄신 몸 바친 자신은 잘리고 5년 전 노무현대통령 당선에 지대한 공을 세운 정몽준은 최고위원이 되는 판이니 이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이유 있는 반항인가.

당선자의 최측근이자 당의 막강 실세인 이재오의 오른팔 사무총장인 이방호는 타협점을 모색하는 강재섭 당대표와 정면으로 맞선다. 당헌당규대로 하는데 왜 말이 많으냐는 식이다.

특정인을 구하기 위해 당헌당규를 바꾸는 게 공당의 자세냐고 대들었다. 당 대표 꼴이 말이 아니다. 완벽하게 구겼다.

이러니 강재섭도 열 받았다. 이방호가 뒤통수를 쳤다는 것이다. 그는 당무를 거부하며 이방호가 사퇴해야 한다고 배수진을 쳤다. 이방호와 절대 일 같이 못한다고 못 박았다.

강재섭-나가라! 너하고 일 못 해.
이방호-못 나가. 당규대로 했는데 뭐가 잘못이야. 이거 당신이 만든 당규 아냐.

점입가경이라는 게 바로 이거다. 윤리위원장 인명진이 한 마디 했다.
이방호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당의 결정이 도로 아미타불이 되면 내가 당에 있을 필요가 없다.”
박근혜 계파가 밀리는 것 같다. 그러나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똘똘 뭉쳤다. 김무성과 생사를 함께 한다고 비장하게 선언했다.

물고 늘어진다. 찰거머리처럼 물고 늘어지면 해결책이 생긴다는 것을 그들은 잘 안다. 4월 총선이 코앞에 닥쳤는데 탈당위협을 내 버려 둘 수 있는가.

사실 박근혜는 초조하다. 화도 난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일찌감치 방법을 세웠어야 하는데 이거 너무 신사, 아니 숙녀적(?)으로 대한 게 아닌가.

도리 없다. 박근혜 파는 갈수록 강경이다. 우리도 김무성을 포기할 수 있다. 그러니 너희들도 각오 해. 눈에 핏발을 선다. 물귀신 작전이다.

타협안이 나오겠지. 이러지 말고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자. 김무성은 공천을 하도록 당규는 엿장수 가위질 식으로 적당히 손질하고 당규 해석도 사사오입 식으로 하면 된다.

그러면 국민은 뭐냐. 국민과의 약속은 어디다 팔아먹는가. 뭐 국민? 웃기지 마라. 국민은 금방 잊어먹는다. 국민이 까마귀 고기 먹은 거 잘 알지 않는가.

그래서 두루뭉수리로 봉합이 될 것이다. 과연 그럴까. 이런 국민 사기극을 국민은 모른 척 눈 감아 줄 것인가.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낙관하지 말라. 국민은 눈감고 살지 않는다. 꼴 보기 싫어 설사 눈은 감고 있다 해도 마음의 눈은 뜨고 있다.

한나라당이 지금 기고만장이다. 어느 교수는 국보위 같다고 한다. 조갑제도 비판이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천막정신은 사라졌다. 여우꼬리 삼년 묻어 놔도 황모가 안 된다는 말이 어쩌면 이렇게 맞는가.

한나라당의 거짓말은 어떻게 되는가. 거짓말 어디 한두 번 했는가. 그러나 이제 한나라당은 대통령 당선자를 낸 정당이다.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지만 거짓말이 될 것 같으면 처음부터 말아야 한다. 그게 한나라당이 할 일이다.

한나라당이 제대로 살려면 박근혜 파고 이재오 파고 죄 진 인간들은 모두 정리해야 한다. 그게 당이 사는 길이다.

사람이 없어서 걱정인가. 아무 걱정하지 않아도 되나. 광화문 네거리에서 공개모집을 해도 지금 사람들 보다는 훨씬 낫다. 걸려 있는 게 없으니 당당하게 정치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어떤가. 지금 민주당과 통합을 하려는데 박상천 손학규 공동대표 문제로 진통을 겪는다던가. 정말 신물 나는 인간들이다.
그런가 하면 정동영 계파는 물갈이론을 손학규의 호남 장악 의도라며 탈당과 신당 창당을 입에 올린다. 당 만드는데 진저리도 안나나. 당 만드는 기네스 기록 깨고 싶은가.

공천을 보장해 달라는 협박이겠지만 무슨 명분인가. 명분 같은 거 상관없고 실익만 챙기면 된다는 생각이겠지. 지금 욕을 먹더라도 국민들은 금방 잊는다는 국민의식 무시작전인가.

대선에서 진 이유를 모르는가. 대통합신당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동영 후보로는 안 된다는 국민의 공통인식이 있었다.

이제 통합신당이 해야 할 일은 모두 다 바꿔야 하는 것이다. 호남출신 의원들은 섭섭하고 야속하고 억울할지 모르지만 지역에 내려가서 여론 한번 들어 봐라. 되도 괜찮다는 인물이 몇이나 되는지 똑똑히 알 것이다.

물갈이를 하던지 판 갈이를 하던지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걸 모르면 가망이 없다. 당이 인기가 없고 후보의 상품성이 떨어져 선거에 졌으면 보여줘야 할 모습이 있지 않은가. 반성과 자중이다.

그러나 전혀 보이지 않는다. 보여주는 건 잔머리 굴리는 추한 꼴 뿐이다. 국민들이 모두 바보 같은가. 자기들 생각 같은 줄 아는가. 호남 여론은 무조건 자기들을 지지하는 줄 아는가.

왜들 이러나. 그 만큼 지지해 줬으면 염치가 있어야지. 정신 좀 제대로 차려야 한다. 젊은 놈 망녕은 몽둥이로 고치고 늙은이 망녕은 곰탕으로 고친다고 했다. 정치인 망녕은 표로 고친다.

통합신당의 병명은 무엇인가. 무엇으로 고쳐야 하는지 고민해 보라. 후안무치 형 자기도취라고 병명을 정하면 어떤가.

한나라당도 겨우 30%대의 지지로 대통령을 냈다. 통합신당은 말 할 것도 없다. 결국 두 당이 모두 낙제점수를 받은 것이다.

그런데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총선 공천을 가지고 치고받는다. 이전 투구, 진흙탕 개싸움이다. 국민이 진저리를 친다. 그 모습이 안 보이는가. 대통령 냈다는 정당이나 대선에서 진 정당이나 꼬락서니는 오십보 백보 한마디로 꼴불견이다.

솔직히 두 당의 기존 인물들은 대부분 물갈이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간절한 소망이다. 그럼에도 자파의 공천만 생각하고 싸움질만 한다면 이건 완전히 사기극이다. 국민한테 사기 친다면 표로 벼락 맞는다.

여러 말 할 것도 없다. 손학규는 “무난한 공천은 무난한 죽음”이라는 비장한 각오를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자신부터 무난하게 죽는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정말 물갈이를 할 자신이 있는가. 당 대표는 괜히 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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