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께 드리는 공개서한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께 드리는 공개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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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성 이외에는 전혀 고려할 것이 없습니다

설 날 아침에 무례한 글을 씁니다.

박 위원장님을 한 번도 뵌 적이 없는 제가 공개적으로 글을 올립니다. 용서하십시오.

난마처럼 얽힌 대통합민주신당(이하 신당)의 공천심사 위원장을 맡으신 비장한 심정을 언론을 통해 들으면서 이제 위원장
님 마저 실패한다면 신당은 문을 닫아야 하고 이 땅의 야당은 사라진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땅의 정치는 품성과 자질은 나중이고 가장 우선되는 것은 어느 계파냐 어느 지역출신이냐가 공천에 잣대가 되었습니다.

계파의 실력자를 따라 다니며 충성을 해야 공천을 받을 수 있고 그런 연유로 패거리가 생기고 당이 장악되고 정치를 망쳤습니다.

모두가 그런 취급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이 평가하는 국회의원은 두목을 따르는 졸개정도죠.

외국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강변하지만 그건 스스로 못났다는 것을 공개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박재승 위원장님.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려는지 이미 짐작하실 줄 믿습니다. 그렇습니다. 위원장님도 알고 저도 알고 국민들도 알고 당사자인 공천지망생들도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과감하게 굴레를 벗어 던지지 못하는 것은 공천이라는 허가장을 받아야 한다는 서글픈 신세 때문입니다.

긴 말씀을 드리면 오히려 결례가 된다는 것을 알기에 필요한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박 위원장님께서 고려하실 것은 무사 공정 이외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당 대표라 하더라도 아니라고 생각하시면 공천에서 제외해야 합니다.

당내 최대 계파의 수장이라 해도 아니면 공천 안 됩니다. 아무리 과거에 당선을 많이 했어도 그것이 공천의 잣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오직 오늘의 당사자가 공천의 기준이어야 합니다.

호남이라는 기득권에 안주해서 무사안일 하던 인물들은 모두 제외해야 합니다. 여기서도 공정성 이외에 고려할 것이 없습니다. 호남 기득권으로 공천을 기대하는 사람은 호남이 버려야 합니다. 호남을 욕 뵈는 사람입니다.

한나라당은 개헌의석 확보를 자신하고 있습니다. 요즘의 신당모습이라면 가능합니다. 개헌저지선의 붕괴가 어떤 결과를 가져 오는지 국민들은 잘 압니다. 가슴이 떨립니다.

당을 아낀다는 사람들은 공천의 결과로 탈락하는 사람들이 반발을 하고 탈당을 하고 당이 망한다고 걱정을 합니다. 당이 망해도 운명입니다.

특별한 방법이 없습니다. 그 격랑을 넘지 않고는 당은 살아 날 길이 없습니다. 정치를 몰라서 이런 말을 한다면 정치를 잘 알아서 이 꼴로 당을 만들었느냐고 묻겠습니다.

탈락자들이 난리를 부린다 해도 국민이 편들어 주지 않습니다. 국민이 웃습니다. 공정한 공천이라면 탈락 난동 자들은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호남 이야기만 하면 재빠르게 호남정서를 자극하는 인간들이 있습니다. 그 방법 밖에는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추악한 이기주의자들입니다. 그런 인간일수록 호남을 외롭게 하고 정치를 망치는 주범들입니다.

존경하는 박재승 위원장님.

묻고 싶습니다. 위원장께서는 공천에 관한 전권을 가지고 계신가요. 듣기로는 50%의 권한만 있다는데 낭설이겠지요.

"열린우리당 당헌,당규를 원용할 생각이 없다. 백지상태에서 출발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는데 이것 또한 사실이겠지요.
‘시민심사위원제’를 도입하기로 했다는 것도 사실인가요.

신당의 공천신청자나 당의 핵심 중에는 누가 봐도 안 될 결격사유를 가진 부정부패 관련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설사 법적으로 사면을 받았다 해도 국민의 눈에는 국회의원 자격 상실자입니다.

박 위원장께서 아무리 공정하게 심사결정을 했다 해도 심사위원이나 당 간부 중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당사자들이 극한투쟁을 하면 아무리 공정한 공천이라도 소용이 없다고들 합니다.

그것이 사실이고 그런 압력에 굴복하신다면 심사위원장직을 지금 사퇴하십시오. 그런 신당은 국민들에게 외면당해 망해야 합니다. 망하는 것도 교훈입니다.

계파끼리 공천을 나눠 먹은 결과로 함량미달의 인물들이 출마해 전멸을 한 다음 한나라당만이 존재하는 참담한 현실이 닥쳐야 후회를 하겠지만 그 때는 이미 늦습니다.

한나라당과 인수위와 당선자의 오만을 보십시오. 집단반발을 하자 공천규정을 맘대로 고쳐 김무성 의원을 살려내는 한나라당의 공천행태를 보십시오.

눈을 감아도 한나라당의 미래가 보입니다. 얼마나 국민을 우습게 보는 작태인가요.

신당도 완전히 숨이 멎으려면 한나라당의 공천방법만 따라하면 되겠지요. 그러나 한나라당과는 확실하게 차별되는 공정한 공천을 한다면 국민은 결코 신당을 버리지 않을 것임을 장담합니다.

존경하는 박재승 위원장님.

신당을 구하는 것은 민주당과의 합당만이 아닙니다. 당의 화합과 단결도 중요하지만 손학규 정동영의 악수가 전부는 아닙니다. 그들에게서 국민이 진실과 신뢰를 느껴야 합니다.

호남이나 영남이나 어느 지역을 가리지 않고 공정하게 공천을 해야 합니다. 저렇게 가혹할 수 있느냐는 소리가 국민의 가슴을 울려야 야당이 삽니다.

‘아니 저 사람이 공천에서 탈락을 하다니’라는 놀라움이 국민들을 감동시킵니다. 반드시 기억하셔야 합니다.

세종 같은 현군에게도 견제 세력은 있었습니다. 하물며 독재정권의 맥을 이어 온 한나라당이야 말 할 나위도 없습니다.

국민은 한나라당의 환골탈태를 진심으로 기원하지만 그렇게 되도록 하기 위해 강력한 견제 세력 또한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의 독선과 전횡과 부도덕을 감시하는 것은 바르고 강한 야당만이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야당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박 위원장님의 칼 같이 단호하고 공정한 공천이 필요하며 국민 모두가 박 위원장님을 지켜보고 있는 것입니다.

당내의 어떠한 반발도 국민들이 지켜 줄 것입니다.

박재승 위원장님!

부디 국민들의 비원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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