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새 잿더미로 변한 국보1호 남대문의 화재사고를 둘러싸고 온갖 ‘괴담’들이 난무하고 있다. 그중 이번 화재를 역사·풍수지리학적으로 해석하는 견해가 눈길을 끈다.
조선조부터 서울을 지켜온 4대문 가운데 남대문은 풍수지리상 관악산의 화기로부터 경복궁을 보호하기 위해 지어졌기 때문이다.
관악산의 화기를 다스리기 위해 남대문 근처에 남지못이란 연못과 해태상이 있었다. 그러나 숭례문만을 남긴 채 남지못과 해태상은 개발로 그 자취를 감췄다.
최근 네티즌들 사이엔 이 같은 사실을 밑바탕으로 숭례문 화재를 풍수적으로 풀이한 ‘괴담’이 떠돌고 있는 것이다.
결국 홀로 관악산의 화기를 막고 있던 숭례문이 무릎을 꿇었다는 ‘설’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숭례문이 전소돼 기능을 상실한 지금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또 다른 재앙이 예고된 것’이란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풍수지리 신안계 물형학연구원 박민찬 원장은 이에 대해 “틀린 얘기는 아니다”고 경고했다. 그동안 박 원장은 “청계천 개발이 우리에게 재앙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박 원장은 “관악산은 예로부터 화기가 강해 서울역 근처 남지못과 남대문으로 비법풍수를 해놓은 것”이었다면서 “이번 숭례문 화재로 비법 풍수의 효력을 잃었으니 복원할 때 반드시 비법풍수를 해야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화기를 막아주는 비방이 사라졌으니 앞으로는 화재가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예를 들어 대구의 경우, 화기가 강한 땅인데다가 하천과 호수가 없어 화재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원장은 또 “내가 그동안 청계천도 덮어야 한다고 수차례 경고 했지만 이를 무시하면 더 큰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