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몸값 상종가 치는 사연
쌍용건설 몸값 상종가 치는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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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7대 건설사 재진입 멀지 않았다!

쌍용건설의 질주가 예사롭지 않다. 세계 각국에서 굵직한 공사를 잇달아 따내면서 건설업계 10위권 도약에 바짝 다가섰다. 올해 경영목표도 이를 잘 보여준다. 경영방침을 ‘새로운 도전, 스타트 7977’로 정하고, 매출 1조7,000억원(수주 3조2,000억원) 목표를 수립했다.

주식시장의 반응도 좋다. 최근 종합주가지수 하락과 맞물려 급락장을 연출하기도 했지만 2월14일 현재 거래제한폭까지 급등했다. 워크아웃 상태까지 가면서 암울한 날들을 보냈던 쌍용건설. 이젠 몸값이 상종가를 치고 있는 셈이다. 3월로 예정되어 있는 인수합병(M&A)만 잘 마무리되면 옛 명성을 찾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시련 딛고 경영 정상화…회장부터 말단 직원까지 고통분담
화려한 수주 실적에 매출↑…종업원지주회사 평가도 긍정적

쌍용그룹의 해체와 워크아웃. 쓰라린 아픔을 견뎌온 쌍용건설이 재도약의 거침없는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창립 30주년(2007년 10월·1977년 창립)을 맞아 대내외에 공표한 ‘7977’ 전략만 봐도 파워가 느껴진다. 2015년까지 국내 7대 건설사 재진입, 수주 9조원, 매출 7조원, 영업이익률 7%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루 앞을 내다보기 어려웠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젠 명실공히 ‘정상화’를 넘어 ‘수성’을 향해 가고 있는 셈이다.

직원들 노력, 수주 실적 결실

사실 쌍용건설이 빠른 시간 내에 정상화를 이루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은 전적으로 직원들의 노력 덕분이다. 회장부터 하위직 직원까지 그야말로 똘똘 뭉쳐 채권단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고통분담·희생’을 생활화하면서 회사를 정상화시켰다.
실제 워크아웃 당시 약 2,300명에 달하던 임직원 중 1,500여명의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야 했고, 플랜트사업본부가 사라지고 해외사업본부를 대폭 축소하는 등 조직 전체에 엄청난 규모의 구조조정이 단행됐다. 하지만 시련의 시간 속에서도 회사에 남은 직원들은 급여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던 상여금을 전액 반납하며 영세 급여도 감수했고, 중간 정산한 퇴직금까지 회사에 보태며 정상화 노력을 지속했다. 5년여의 짧은 기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할 수 있었던 원동력인 것이다.

결실은 값진 실적으로 맺어지고 있다. 일례로, 최근(2007년 9월)에는 국내 해외건설 40년 역사상 최대 규모의 호텔공사를 수주하는 위력도 보여줬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Marina Bay Sands Hotel)을 미화 6억8,600만 달러(한화 약 6,300억원)에 단독 수주한 것. 이는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서 수주한 건축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뿐만 아니다. 이보다 앞서 세계 최고층 호텔로 기네스북에 오른 73층 스위스 스탬포드 호텔을 포함해 싱가포르의 상징인 래플즈시티를 시공했고, 미국에서만 모두 7건의 개발사업을 연이어 추진했다.
또 1990년대 말 국내에 이름조차 생소하던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진출해 이곳의 3대 호텔 중 두 곳인 305m의 에미리트 타워호텔과 두바이 그랜드 하얏트호텔을 성공적으로 시공해 업계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지난해 세계 18개국에서 123건의 공사를 수주해 미화 약 63억 달러의 수주고를 기록한 쌍용건설. 올해도 이런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해외사업 부문을 크게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마리나 베이 센즈 호텔 공사와 함께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 베트남, 인도 등 해외시장의 활약이 기대되는 대목. 연초부터 쌍용건설은 최대 10조원 규모의 이라크 쿠르드 재건사업에 주간사로 선정돼 출발이 좋은 상태다.

종업원이 주인 되는 회사?

한편, 쌍용건설에게 올해 상반기는 실적 목표 달성만큼 중요한 숙제가 남아 있는 시기다. 인수합병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건설은 얼마 전 국내 대기업 사상 최초로 종업원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종업원지주회사’(우리사주조합)의 선언으로 이목을 모은 바 있다. 회사를 직원들이 스스로 찾겠다는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한 상태다.

현재 캠코 지분 가운데 24.72%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우리사주조합이 가지고 있다. 3월 중 캠코가 본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이들이 제시한 가격을 기준으로 우리사주조합에 우선협상 행사 여부를 묻게 되는 방식으로 인수합병이 진행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각 가격적인 측면에서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겠지만 오너 개인에 국한되지 않는 종업원이 주인이 되는 회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어떻게 인수합병이 마무리될 지 쌍용건설 안팎의 이목이 모아지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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