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법 폐지 하려고 예수 이용
국보법 폐지 하려고 예수 이용
  • 김부삼
  • 승인 2004.12.0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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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란 상지대 교수 칼럼 논란
예수 그리스도를 국가보안법의 희생자로 비유한 김정란 교수의 칼럼에 대한 논쟁이 정치권과 기독교계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김 교수가 지난 22일 최근 한 인터넷 매체에 올린‘극우 기독인에게 고함―예수도 국가보안법 희생자’란 칼럼이 문제가 됐다. 그는 이 칼럼에서 “예수는 체제가 허용하지 않은 사상을 지닌 죄로 죽은 국보법의 희생자였다. 비유적으로 말하면 예수는 바로 당신들(극우 기독교인)이 그토록 증오하는 빨갱이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예수는 당대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 혁명적인 사상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상범으로 잡혀 죽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30일 "예수를 국보법 폐지 논쟁에 이용했다"며 김 교수를 맹비난했다. 이성헌 제2사무부총장은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이른바 친노 진영의 대표논객 김정란 교수의 '예수도 빨갱이'라는 주장에 대해 우리사회가 이렇게 되어야 하냐" 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70∼80년대 해방신학과 민중신학이 기독교계 일각에 유행하던 시절에도 예수님을 '빨갱이'라고 공언한 적은 없었다. 예수님을 세상 율법에 묶어둘 수 없었던 것은 너무도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예수님이 세속의 율법에 저항하다가 희생된 사상범이라고 단정짓는 것이야말로 세속의 이념적 잣대만으로 예수님을 왜곡하는 것인 동시에 기독교인의 자기부정행위에 불과하다. 김형오 사무총장도 김 교수를 '자신의 아집과 편견을 위해 예수를 팔아넘긴 가롯 유다'라고 비난한 네티즌의 촌평을 소개한 뒤 "(김 교수 글에 대해) 네티즌들 반향이 아주 뜨겁다"고 거들었다. 김 총장의 발언을 끝으로 주요당직자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여타 당직자들도 "김정란이 누구야?"라고 수근대는 분위기. 한편 김 교수는 한나라당 당직자들의 비난에 대해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백도웅 총무는 이날“교회와 정치 분리 원칙에 따라 예수를 정치 논리로 이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예수를 국보법의 희생자라고 한 김 교수의 발언은 목사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김 교수는“신앙인으로서 예수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제시한 것일 뿐”이라며 “그런데도 한나라당이 친노 진영 운운하며 편을 가르고 나의 칼럼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얼마전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도 기독교 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었지만, 김 교수의 망언에 이르면 친노진영의 기독교 훼손이 극에 치달은 느낌이다. 이렇듯 작금의 한국사회에서 어설픈 색깔론으로 국민을 편가르고 분열시키는 것은 현 집권세력이다. 계층과 세대를 가르던 사람들이 이제는 종교 영역에까지 세상의 시대착오적 이념 무기로 침탈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김 교수는 "나는 신앙인의 한 사람으로서 예수가 가지는 고도의 종교적 상징성까지 부정하지 않는다. 당시 예수가 혁명적 사상을 전파하려다가 체제에 희생당했다는 의미에서 비유적인 표현으로 '빨갱이'라는 말을 쓴 것이다. 시인으로서 그런 표현을 쓸 수 있는 것인데, 한나라당이 내 글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이어 "내 글이 기독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면 종교집회를 빙자한 정치집회에 나가서 성조기를 흔드는 극우 기독교인들의 행위는 세속적·정치적 행동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반문하고 "한나라당 사람들이 문학을 안다면 그런 식으로 해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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