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소화불량 정도로 생각해 치료시기 놓쳐
우리나라 암 발병률 1위인 위암의 가장 큰 특징은 뚜렷한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다만 위암이라는 사실을 의심할 수 있는 근거는 위·십이지장궤양에서 찾을 수 있다. 궤양에 걸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몇 주 정도 약을 복용했는데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으면 한번쯤 위암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특히 40대 연령층에서 위·십이지장궤양의 증세가 있으면 관련 전문의를 찾아 위암 여부를 점검해 보는 것이 예방과 조기치료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의학전문가들은 “위암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세를 보이지 않지만 점차 식사 후 소화불량, 식후팽만감, 식욕부진 등이 나타날 수가 있다”면서 “그러나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단순한 소화불량 정도로 생각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조기진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2003 통계연보’에 따르면 1995년에 비해 대장암 환자가 병원입원 기준으로 4.2배 늘어난 것을 비롯해 유방암, 갑상선암, 췌장암, 폐암 등도 2.5∼3.9배의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위암과 간암 등도 만만찮은 기세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듯 국내에서 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4명 중 한 명으로 환경오염이 날로 심화되고 육식을 선호하는 서구형 식탁이 보편화 되고 음주와 흡연을 즐기는 국민이 적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암 발생률이 상승하는 배경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한편 지난 8월 2일 국립암센터는 1995년 국내 암 환자의 5년 생존율과 1995∼2000년 미국의 암 환자 5년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의학계에서는 암 환자의 경우 5년간 생존하면 암이 완치된 것으로 본다고 전한다.
발표한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이 많이 걸리는 위암, 간암, 자궁경부암의 경우 모두 미국보다 5년 생존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위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43.9%로 미국의 23.3%에 비해 2배가량 높았다고 밝혔다.
위암, 환경적 요인이 가장 큰 원인
위암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발생되는데,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중 환경적 요인이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음식물 섭취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의 감염의 대표적으로 음식물 섭취에 있어서 매우 짠 음식, 매운음식, 불에 태운 음식 등이며 음식물 성분 중에서 위암의 원인이 되는 발암 물질은 니트로조아민(nitrosoamine)과 이종환식아민(heterocyclic amine)이 있다.
니트로조아민은 여러 종류의 암을 유발할 수 있는 강력한 발암 물질이며, 변질된 식품 속에 함유되어 있거나 음식을 통하여 섭취하는 질산염이 세균에 의해 변성되어 위 속에서 생성될 수 있다.
이종환식아민은 단백질이나 지방질을 고열에서 태우게 되면서 발생하는 발암 물질로 짠 음식은 위점막을 손상시키고, 위염과 함께 위암을 유발하는 환경적 요인이다.
특히 불고기나 갈비구이, 고기구이 등의 음식과 밑반찬을 구성하는 짠 음식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들로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냉장고 보급이 일반화 되었지만, 밑반찬 등의 기본적인 음식문화가 변하지 않고, 고기 섭취량은 크게 늘어 위암발생의 위험요인은 크게 줄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은 위점액 속에 서식하고 있는 세균으로 소화성 궤양과 만성 위염의 원인으로 밝혀져 있는데, 이 균에 감염되어 있는 경우에 위암 발생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으로 위암 발생이 3~6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의학계에서는 국내 성인의 60~70% 정도가 이 균에 감염돼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위암은 기존의 관련 질병과 가족력 등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데 유전적 요인과 함께 환경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다.
위암 예방 이렇게...
위암, 소화장애 지속되면 의심해볼만
위암의 예방에는 1차 예방과 2차 예방이 있다.
1차 예방은 발암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거나 화학적 예방을 통해 위암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화학적 예방은 특정 물질(약) 이나 식품으로 암을 예방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위암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식습관을 바꿔야 한다. 맵고 짠 음식, 부패한 음식, 산화물이 많이 첨가된 음식은 가능한 한 삼가야 한다. 대신 비타민C와 베타 카로틴, 토코페롤 등이 풍부하게 함유된 신선한 야채나 과일 등을 많이 먹고 유제품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식사 후 바로 눕거나 잠자는 습관은 좋지 않다. 이는 음식물의 위 배출 시간을 지연시켜 포만감, 더부룩함, 명치 통증 등의 각종 소화기 이상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위암의 원인이 되는 만성 위축성 위염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한 대학 연구팀이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한 1,030명 중 식후 2시간 이내에 눕는 습관을 가진 594명의 위내시경 검사 결과 62%가 위축성 위염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차 예방은 위암이 발생했을 경우 조기에 발견, 치료해 위암으로 사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1차 예방을 위해서는 발암물질을 피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올바른 식습관과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를 제균하는 것이 중요하다.
2차 예방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위암검사를 받아야 한다.
◇식사조절에 의한 위암예방=발암물질에 노출돼도 즉시 암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15~20년 이상 잠복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가능한 한 어렸을 때부터 발암물질을 피하는 식생활 습관을 가져야 한다.
위암 예방을 위해서는 변질된 고기와 고기가 타서 숯같이 검게 된 부 분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음식은 싱겁게 먹는 습관을 들인다.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많이 먹고 정백하지 않은 곡물이나 마늘, 녹차도 위암을 예방한다.
◇정기적 검사=위암은 증상만으로는 발생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조기 진단이 중요한 이유는 치료성적이 병기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 문이다. 실제 1기에서의 5년 생존율은 95%, 2기는 70%, 3기는 30~40% , 4기는 10% 미만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위암 다발지역이기 때문에 소화장애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위암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또 자각 증상이 없더라도 위암이 많이 발생하는 40대 이후에는 1년에 1번씩 위암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부모나 형제 중 위암환자가 있거나 위암의 위험인물에 해당하면 꼭 검사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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