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양은 수감 이후 부인 김씨 신앙생활에만 몰두 ‘두문불출’
지난 1970년대 ‘양은이파’를 조직, 조폭계의 거물로 통하던 조양은 씨가 폭행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다. 조씨는 지난 2005년 10월 서울 강남의 한 주점에서 평소 자신의 눈 밖에 났던 후배 황씨에게 후배 박씨와 만나지 말라고 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 과정에서 황씨가 이를 거부하자 말대꾸를 한다는 이유로 테이블에 있던 재떨이로 황씨의 머리를 내리친 뒤, 폭행했다.
그런데도 분이 풀리지 않은 조씨는 넘어져 머리를 감싸고 있는 황씨에게 유리컵 등으로 머리를 수차례 내리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혔다.
조씨는 또 수억원의 금품을 갈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주먹 세계와의 인연을 끊고 신앙활동으로 새 삶을 살겠다던 그가 왜 이런 일을 저질렀을까.
현재 조씨가 수감돼 있는 서울구치소를 찾아 조씨와 그의 가족들은 현재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추적했다.
지난 2월19일 기자는 조씨를 만나기 위해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접견 접수처인 그곳 민원실은 면회를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민원실 접수처에 접수를 하려는데 직원은 대뜸 “오늘 조양은씨는 면회가 안 됩니다”라고 말했다.
어찌된 일인지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왜 면회가 안되냐’는 기자의 말에 직원은 “조양은씨는 이미 면회신청이 돼 있다”고 말했다. 누가 그를 만나러 왔을까.
혹시 가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족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직원은 “가족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럼 가까운 지인일 가능성이 높았다. 우선 조씨를 면회 온 지인이라도 만나볼 요량으로 조씨의 수용번호를 입수했다.
수감 후 지인들 발길 끊이지 않아
민원실 전광판엔 면회를 하고 있는 혹은 면회를 하기 위해 대기 중인 수감자 수용번호가 가득했다. 조씨의 수용번호를 찾고 있던 중 21호실에서 면회를 대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바로 다음 차례였다. 수감자들은 대기 순서대로 준비하고 있다가 접견실에서 15분간 면회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번을 접견하러 오신 ○○○는 해당 접견실 앞에서 대기하시기 바란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면회자가 아니면 접견실에 들어갈 수 없다는 공지가 붙어 있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접견실로 향했다.
서울구치소 접견실은 민원실 뒤편 별관에 마련돼 있었다. 다행히도 접견실 복도는 유리창으로 돼 있었고 누가 접견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지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했다.
하지만 시간이 다 돼 가도록 21호실 앞에서 대기 중인 면회객은 찾아볼 수 없었다. 혹시나 접견실이 바뀌진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다시 전광판을 확인하러 민원실로 향했다. 다행히 그대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다시 접견실을 찾았을 때, 21호실 앞엔 남자 5명이 그를 면회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그 중 한 남자가 눈에 띄었다. 낫이 익은 얼굴이었다. 선글라스와 모자, 목도리를 착용한 그는 필시 한 연예인과 흡사해보였다.
접견이 끝난 조씨의 지인들이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눈에 띄던 남성을 자세히 봤다. 연예인 K씨가 확실했다.
접견장 밖으로 빠져나오는 일행에게 다가갔다. ‘○○○씨 아닌가요’라는 기자의 말에 그는 “맞다”고 대답했다. 기자가 ‘조양은씨 면회 온 거 맞느냐’고 하자 “그렇다”고 답했다.
최근 “드라마에 몰입하고 있다”는 K씨는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으나 기자는 그를 통해 조씨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K씨는 자신이 “형님(조양은)과 잘 아는 사이고 친한 동생이라 면회 왔다”면서 “건강에는 이상이 없으시고 잘 계신다”고 말했다.
이어 “답답해하시는 거 같았다”고 덧붙였다. 조씨가 구치소 생활에 아직은 적응하지 못하고 답답해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K씨와 동행한 한 남성은 조씨에 대해 “아무래도 억울한 부분이 많으니까…”라면서 “사실과는 좀 다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이들을 통해 더 이상 자세한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다. 이들은 서둘러 구치소를 빠져나갔다.
부인 김씨 추적 불가능?
구치소 관련부서를 찾아 조씨의 현재 생활에 대해 알아봤다. 이곳 관계자는 조씨에 대해 “수감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특별할 것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신변보호를 위해 독거수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조양은씨는 식사도 잘 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고 지인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자세한 이야기는 본인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조씨를 다음날 다시 찾는다 해도 먼저 방문한 면회객이 있다면 면회가 이뤄지지 않는 점을 감안해 접견 예약 신청을 했다.
그러나 관련 부서 측에선 “개인적인 친분이 없이 취재 목적으론 접견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면회에 대한 결정은 조양은씨가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묻는 기자에게 관계자는 “수감자 말만 듣고 기사가 나갈 수도 있기 때문에 방침이 바뀌었다”고 했다.
조씨를 만날 방법이 없어지자 조씨의 가족을 만나기 위해 수소문 했다. 언론에 노출되길 꺼려하는 부인 김모 씨를 만나기란 쉽지 않았다.
조씨가 구속된 이후부턴 그와 전화 연결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다만 지인을 통해서 그들의 생활을 들을 수 있을 뿐이었다.
그의 부인 김씨와 딸은 현재 서울 근교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부부가 몇년 전 운영하던 향토 음식점은 폐업 상태. 음식점 운영을 그만 둔 이후로 김씨는 집안에만 칩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또 신앙생활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