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을 근거지로 중·고교생 사이의 불량서클을 조직적으로 관리, 인력을 수혈 받아온 거대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른바 ‘청하위생파’라고 불리는 이들은 조직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인원이 150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국내 최대 조직이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들의 범죄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해 10월부터 두목 김씨 등 40명을 검거했으며, 이 가운데 16명은 살인 예비 및 갈취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24명 불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청하위생파 두목 김모(50) 씨는 평택 유흥가에 물수건을 남품하는 인물로 인근 불량배와 불량 청소년을 포섭해 조직원 수를 불렸다. 김씨는 중·고교생 가운데 체격이 크고 싸움을 잘하는 학생들을 예비조직원으로 포섭, 어른 조직폭력배 못지않은 강도 높은 훈련을 시켜왔다.
이들의 행동강령에는 ‘조직을 배반하면 반드시 보복 한다’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행동요령에는 ‘선배에게 항상 90도로 깍듯이 인사하고 2년 이상 차이나는 선배 앞에서 맞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등 엄격한 규율이 담겨져 있다.
이들은 고교 졸업 무렵부터 집단합숙을 했으며 덩치를 키우기 위해 하루 6끼를 먹었다. 주민 신고 등을 우려해 합숙소는 2~3개월에 한 번씩 옮겼다.
이렇게 훈련받은 청하위생파는 평택 일대에서 발생한 여러 범죄에 연루됐다. 지난 2003년 1월 두목 김씨와 행동대장 심모(36) 씨 등 조직원 20여 명은 흉기를 갖추고 경쟁 폭력조직의 조직원의 살해를 기도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평택지역 중·고 불량서클 중에는 청하위생파를 동경해 이름까지 따서 만든 ‘청하’라는 조직도 생겼다”면서 “예전에는 함께 어울려 돌아다니던 사람이 투합해 폭력조직을 결성했지만 요즘은 중·고생도 영입하는 폭력조직이 늘어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