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다다른 삼성특검, 범 삼성가 전방위 압박 중
막바지 다다른 삼성특검, 범 삼성가 전방위 압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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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 상자 열어도 '알맹이'는 오리무중

‘이명박특검’이 마무리되면서 여론의 관심이 ‘삼성특검’에 더욱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수사 연장 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3월 중순으로 마무리되는 삼성특검은 여전히 어떤 의혹의 실체도 속 시원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의혹은 있지만 실체 없는 양측의 공방만 이어가는 셈. 특히 특검 내부에서조차 ‘수사의 한계를 느낀다’는 얘기들이 나올 만큼 삼성의 조직적인 방어가 만만찮아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팀 “삼성 측 소환 불응 등 수사 무력화” 고충 토로
이건희 회장 일가와 함께 범삼성가 비자금 수사 확대

▲ 삼성의 조직적인 방어에 난항을 겪고 있는 삼성특검팀이 어떤 결과물을 내놓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은 삼성그룹 태평로 사옥.
막바지에 다다른 삼성특검. 하지만 이명박특검이 ‘모두 무혐의’ 결론을 내린 마당이어서 같은 결론을 예상하는 입방아가 벌써부터 특검 주변에 떠돌고 있다. 조서조차 받지 않고 돌려보낸 핵심 피의자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의 조사 이후 ‘삼성과 협상을 했다’는 ‘이면 합의설’까지 뒷말로 번졌을 정도다. 특검팀은 “삼성 쪽 대응 의도를 파악하기 위한 것과 기초 조사 성격”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오해의 시선은 남는다.

특검팀 수사 vs 삼성의 방어

특검 내부에서조차 삼성의 조직적 방어에 “수사의 한계를 느낀다”는 고충을 토로하고 있는 점은 이번 수사가 얼마나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더불어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어도 방대한 의혹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판단하기 어려운 마당에 수사의 한계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앞으로 이어질 결론도출에 대한 뒷말을 낳기에 충분하다는 지적. 특검팀 고위 관계자는 “삼성측이 소환 불응 등 여러 방법으로 수사를 무력화하고 있다”고 공개석상에서 발언했다.

그렇다면 현재 삼성특검의 수사는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을까.
수사대상은 크게 비자금·차명계좌 의혹,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등이다. 이미 특검팀은 삼성증권 등의 계좌 압수수색을 통해 삼성 전·현직 임원 1000여명과 관련된 차명 의심 계좌 3800개 정도를 추려내 조사하고 있다. 또한 이건희 회장 일가와 삼성의 핵심 임직원들이 비자금 조성에 어떤 연결고리를 형성하는지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설 명절을 전후에 본격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에 대해서는 이건희 부자에 대한 소환 준비까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가 안방주인인 이건희 회장 부인 홍라희 여사(삼성리움 관장) 역시 비자금으로 미술품을 샀다는 의혹과 관련해 출국금지조치까지 내려진 상태다.

하지만 삼성의 방어는 생각보다 강하다. 압수수색에 대비해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있다는 정황들이 속속 포착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삼성화재 압수수색 당시에는 임직원 2명이 증거 인멸을 시도하다 포착돼 형사입건되는 사건이 벌어졌고, 최근만 하더라도 비자금·탈세 제보에 따른 특검의 삼성병원 압수수색에서 서류뭉치를 밤새워 폐기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민단체까지 나서 이 같은 삼성의 조직적인 방어에 임직원들을 고발하는 등의 초강경 카드를 들고 나왔지만 삼성은 여전히 수사에 비협조적인 상태다. 특검팀 한 관계자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삼성은 국가기관을 자신들이 지배하고 있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고 노골적인 불만을 토로했다.

범삼성가, 전방위 수사 확대

그렇다고 특검팀이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국민들의 세금이 투입된 수사를 유야무야 마무리하면 저항에 부딪힐 수도 있는 문제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함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때문에 특검팀은 사실상 마지막카드를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바로 그룹 핵심 인사들에 대한 직접 소환 조사와 범삼성가에 대한 전방위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다.
이미 불똥은 이건희 회장의 여동생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에게까지 튀었다. 뿐만 아니라 범삼성가 전반적으로 수사 범위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특검팀에 따르면 최근 차명으로 의심되는 삼성 임원 명의 50여개 계좌에서 300억원의 거금이 이명희 회장 계좌로 흘러 들어간 정황이 포착됐다. 당연히 특검팀이 비자금일 가능성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신세계 측에서 “고 이병철 회장이 상속으로 물려준 개인재산일 것”이라고 사태확산을 막는 분위기이지만, 미술품 구입 의혹과 맞물려 이명희 회장에 대한 직접 조사는 불가피해 진 상황이다.
이 밖에도 특검팀은 김용철 변호사가 의혹을 제기한 바 있는 고 이창희 새한그룹 회장 부인의 동서 이영자씨의 그림을 홍라희 여사가 구입하는데 삼성채권 7억원을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한 삼성가 장손인 이재현 회장의 CJ그룹까지 비자금 관리 가능성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건희 회장 가족을 넘어 일가친척까지 수사범위를 넓히며 토끼몰이식 전방위 압박을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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