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시 불황, 불확실한 부동산 정책으로 재테크·투자 서적 약세
“불확실 속 가장 확실한 투자처는 ‘나’”…자기계발 서적 인기
서점가에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 연말·연초 특수를 누리던 재테크 서적이 맥을 못 추고 있는 반면 자기계발 서적의 판매량은 무섭게 치솟고 있는 것.
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가 최근 2년간 재테크·투자서적과 자기계발 서적의 판매량 추이를 살펴본 결과, 작년 11월부터 재테크·투자 서적은 하향세를 걷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17.6%가 감소한 판매량을 보였다.
이 같은 현상은 증시 불황으로 인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재테크·투자 서적 시장을 이끌던 주식 분야 책들이 최근 장 약세와 함께 추락했기 때문이다. 실제 주식 분야 책들의 올해 1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5월 인터파크도서의 코스피지수와 주식책 판매량과의 상관관계 분석 결과에서처럼, 코스피지수의 하락은 고스란히 주식 관련 서적 판매량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부동산 관련 서적도 기를 못 펴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아직 세부적인 정책이나 시행 시기 등이 불투명해 관망하는 많아졌기 때문이다.
자기계발 서적은 호황을 맞았다. 지난해 11월에는 잠시 주춤하기는 했지만 곧 급격히 치솟아 올 1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6.4%나 증가했다. 2월27일 기준 인터파크도서 주간 종합베스트셀러 10위 내에 시크릿, 마시멜로 두번째 이야기, 1% 행운, 20대 공부에 미쳐라, 여자라면 힐러리처럼, 배려, 감사의 힘 등 7권의 자기계발 서적이 포함되기도 했다.
자기계발 열풍은 아동도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린이 안에 잠재된 재능과 능력을 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춘 ‘어린이를 위한 시크릿’이나 성공적인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갖춰야 할 자세와 습관, 그리고 가치관 등을 알려주는 어린이용 자기계발서 ‘리더 성공한 위인들의 리더방법’, ‘마시멜로 이야기’의 어린이판인 ‘어린이를 위한 마시멜로 이야기’ 등이 아동분야 서적 베스트셀러의 수위를 달리고 있다.
인터파크도서 경제경영·자기계발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임채욱 북마스터는 “글로벌 증시 하락, 새정부 출범 등 여러 가지 심리적 불안요소가 존재하는 가운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대신 가장 확실한 투자처는 곧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이들 대체 수요가 자기계발 서적의 판매량 급증을 가져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독서 경향은 특히 경제상황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올 한해 주식, 부동산 시장 활성화 여부에 따라, 이들 관련 서적 시장 또한 민첩하게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