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조계 ‘우먼파워’의 상징이었던 3인방이 오는 4월 총선에서 ‘금배지’를 달고 국회에 입성할지, 나아가 향후 어떤 정치적 행보를 걸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치력’ 남부럽지 않아
강금실 통합민주당 최고위원은 서울지역 여성 최초 형사단독판사 출신으로 여성 최초의 로펌 대표를 지내고 노무현 정부 출범과 함께 깜짝 발탁돼 최초의 여성 법무장관을 역임했다.
강 최고위원은 한 때 대선후보로까지 거론되며 여권 경선에 최대 흥행 카드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가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을 때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전통적 지지층에 한 표를 호소했다. 또한 그는 ‘엄지유세단’이라는 별도 유세단을 꾸려 젊은 유권자를 공략하기도 했다.
고비도 있었다. 2006년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맞붙어 고배를 마셨던 것. 당시 열린우리당에 대한 시민들의 평이 좋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강 최고위원도 “열린우리당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았던 점은 개인 후보로서 깨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강 최고위원은 현재 당내·외에서 비례대표 1번이 거론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수도권에서 지역구 출마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식지 않고 있다.
나경원 대변인은 서울행정법원 판사 출신으로 한나라당 대변인으로서 대선의 최전방에서 공격·수비수 역할을 원활하게 해내 ‘수훈 갑’이란 평가를 듣고 있다.
나 대변인은 지난 2006년 7월부터 1년7개월가량 한나라당의 대변인을 맡아 굵직굵직한 정치적 사안을 매끄럽게 처리하는 실력을 보여줬고, 이로 인해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여성 정치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대변인을 맡으면서 높은 대중 인지도를 확보했다.
의정활동과 대선 기간을 거치며 나름대로 두각을 나타내면서 정치인으로서의 검증과정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는 평소 국민들 눈높이에 맞는 정치인들이 늘어나야 한다며 ‘원칙을 지키는 정치인’을 강조해왔다.
빼어난 외모에 친화력까지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나 대변인, 여론조사에서 대변인 선호도 1위에 오른 그는 이번 총선에서 송파병에 출사표를 던지고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재선 의원의 꿈을 향해 뛰고 있다.
법조계 ‘여성 첫’ 타이틀 자랑
정치권 경력으로는 가장 신인인 선진당 이영애 최고위원은 사법시험 최초의 여성 수석합격자, 여성 최초 고법 부장판사와 법원장(춘천지법) 등 법조 내 각종 ‘최초’ 타이틀을 독점하다시피 한 스타판사 출신이다.
차관급 예를 받으며 ‘법관의 꽃’으로 불리는 고법 부장판사에 여성 최초로 등극하며 사법부 역사에 한 획을 긋기도 한 그는 1995년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에서 대전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하면서 법조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지난 2004년 여성 최초 대법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명됐지만 끝내 고배를 마시면서 춘천지방법원장직을 끝으로 현직을 떠났다.
선진당 비례 1번이 유력시되고 있는 이 최고위원은 초년병 판사 시절부터 선진당 이회창 총재의 배석 판사를 맡으며 돈독한 관계를 맺어온 인연 때문에 이 총재가 직접 나서 당 최고위원으로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한 달도 안 된 정치생활, 아직 본격적으로 정치를 했다고 보기 어렵지만 중후한 법관 이미지를 벗고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정치인으로 진화하고 있는 그가 이번 총선에서 어떤 결과를 만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