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나 말고도 볼 게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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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구상 ‘관광가이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향에서의 퇴임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부인 권양숙씨 등과 하천을 정비하고 관광객들에게 봉하마을의 참 맛을 보고 가라며 관광가이드를 자처했다.

노 대통령은 자신의 공식홈페이지인 ‘사람사는 세상’에 ‘봉하에서 띄우는 세 번째 편지-봉하마을 참 맛을 보고 가세요’라는 글을 올려 봉하마을 방문의 즐거움을 논했다.

그는 “요즘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대문 앞에 나가서 손님들에게 인사를 하지만 반갑고 즐겁다. 그러나 손님들은 봉하마을에 와서 저의 생가 보고, 우리 집 보고, 그리고 ‘나오세요’ 소리치고, 어쩌면 저를 한 번 보기도 하고, 어쩌면 보지 못하고, 그리고 돌아가신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참 재미없겠다 싶은데, 그래도 손님은 계속 온다”며 “미안한 생각이 들어 좀 더 재미를 느낄만한 우리 마을의 명물을 소개한다”고 해발 150m의 봉화산, 동양에서 제일 큰 습지라고 하는 화포천 등 봉하마을 곳곳을 소개했다.

그는 “봉화산 꼭대기에 올라가 보면 사방이 확 트여 멀리는 겹겹이 크고 작은 산이 둘러 있고 그 안으로 넓은 들이 펼쳐져 있다. 그 들을 둘러싸고 옛날 제가 아내와 함께 소설 이야기를 하며 걸어 다니던 둑길이 장난감 기찻길처럼 내려다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누런 갈대만 보이는 화포천은 봄이 되면 온갖 풀꽃이 파랗게 싹을 내고 색색의 꽃을 피운다”며 “옛날에는 철새가 새까맣게 내려앉았던 곳이지만 지금은 그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쉬워 오리 기러기들을 다시 불러들이려고 한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조심스레 펼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둑길을 걸어서 화포천까지 갔다가 들판을 한바퀴 돌아오면 한 시간, 마애불을 거쳐 봉화대까지 갔다 오면 한 시간, 자은골로 걸어서 봉화대-관음보살상을 거쳐 도둑골로 내려오면 두 시간 등 이렇게 조금씩 욕심을 부리면 1박2일을 해도 모자랄 만큼 코스는 풍부하다”며 “이 산책길에서 가끔 저를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사진도 찍고 하면 좀 더 재미가 있겠지요”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밥 먹을 곳도 없고 잠잘 곳도 없어서 불편이 많지만 올해 안으로 밥 먹고 잠잘 곳을 해결해 볼 것이며 내년, 후내년 계속해서 아름다운 숲, 자연학습 환경, 재미있는 운동꺼리 등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어릴 적 인근 10리 안에 있는 학교들의 단골 소풍터였던 봉화산은 앞으로 청소년들에게 좋은 학습과 놀이터가 되도록 가꿀 생각”이라고 전했다.

사저 앞 ‘대문관광’이 아니라 봉하마을 관광을 하라는 노 전 대통령의 바람처럼 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그의 귀향 이후 평일 2000~3000명, 주말 6000~7000명이 봉하마을을 찾고 있는 것.

김해시는 방문객들을 위해 봉하마을에 임시 주차장과 화장실, 식수대를 마련키로 했다. 환경미화원과 문화관광해설사, 안내원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또 수로왕릉 등 김해의 관광지를 연결하는 셔틀버스 운행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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