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8색 리더십…제왕보다 더 주목
8인8색 리더십…제왕보다 더 주목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선의 킹메이커/ 박기현 저/ 역사의아침 / 1만2000원

조선의 왕과 역사 바꾼 8인8색 킹메이커 리더십
완벽하지 못한 왕, +α 참모로 ‘시너지 효과’ 발휘



예나 지금이나 군주의 곁에는 수많은 인물들이 모여든다. 하지만 이들 중 ‘옥석’을 골라내고 중용할 줄 아는 군주는 얼마 되지 않는다. 또한 끝까지 군주를 보필하면서 군주에게 양보할 것은 양보하면서도 실리를 챙기는 재능과 지혜를 보여주는 이들도 드물다.

그동안 서점가를 휩쓴 ‘조선’에 관한 책들은 각기 다른 조선의 왕들을 재조명하고 그들의 이상과 인물에 대해 짚었다. 그러나 이들이 ‘조선의 왕’으로 우뚝 서기까지 그들의 곁에는 ‘충신’이라 일컬어지는 참모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조선의 킹메이커’는 삼국지에서 유비의 곁을 지킨 제갈공명처럼 조선의 군주를 더욱 빛나게 해준 킹메이커들을 재조명하는 책이다.

조선왕조 500년 역사 속에서 시대의 흐름을 읽는 감각과 충성심, 결단력으로 군주를 만들어내고 국정 전반을 수행해낸 킹메이커 8명. ‘조선의 킹메이커’는 정도전, 하륜, 황희, 신숙주, 조광조, 유성룡, 최명길, 채제공 등 8명의 참모들이 보여준 시대정신과 리더십을 통해 21세기형 킹메이커의 모습을 제시한다.

이 중 정도전은 군주를 업고 새로운 세상을 꿈꿨던 인물. 그는 이성계가 최고의 무인이라면 문인 가운데서는 자신이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글줄 읽은 것만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힘의 정치는 무인에게 맡기고, 머리를 써서 공략하는 전략적인 일은 자신이 하겠다는 ‘상부상조의 리더십’으로 군주와 함께, 때로는 군주를 리드하며 새로운 왕조를 열었다.

스스로 이방원을 선택해 군주로 삼은 하륜은 결단력과 과감한 정책 의지, 개성과 위엄을 갖춘 강한 군주 아래서 참모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보여줬다. 군주를 결코 넘어서지 않으면서도 군주의 의지를 잘 살펴 보좌하는 ‘부창부수의 리더십’을 보인 것.

치밀하고 때로는 의심 많은 완벽주의자 세종의 곁에는 ‘수용의 리더십’을 편 황희가 있었다. 황희는 열정 넘치는 개혁 군주의 완급을 잘 조절했으며, 자신도 군주의 덕성과 위업에 어울리는 청백리 참모의 명성을 얻었다.

한명회가 세조의 정치적 왕재를 발견해낸 인물이라면 신숙주는 세조의 문화적이고 외교적인 왕재를 발견해 이를 성취하도록 만든 ‘열정의 리더십’을 보여줬다. 그는 세조와 함께함으로써 변절자라는 세간의 비판을 받았으나 군주의 오명을 참모의 겸손한 자세와 학문적이고 외교적인 치적으로 덮어버렸다.

그런가 하면 조광조는 ‘일편단심의 리더십’으로 다른 왕재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은 중종을 밤낮으로 섬기며 군주의 역량을 길러주었으며 일관된 충성심을 보였다. 진리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끼지 않았다.

전 국토가 유린되던 임진왜란 초기, 유성룡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투정이 심하고 겁도 많은 선조의 몽니를 ‘관용의 리더십’으로 품어냈다. 왕의 견제와 질투를 변함없는 충성심으로 수용해가며 나라를 안정시켰으며, 명나라의 정치적 월권과 외교적 압박을 슬기롭게 해결해 초유의 전란을 극복해냈다.

최명길 역시 ‘작은 절개보다 백성과 군주가 더 중요하다’고 보았다. 그는 명분보다는 실리를 추구하기 위해 인조 대신 악역을 자처하며 청나라와의 교섭을 성사시키는 등 ‘뚝심의 리더십’을 보였다. 그로 인해 절체절명의 조선을 구했다.

채제공은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끌어낸 정조의 든든한 보디가드였다. 그는 자신의 목숨과 정치적 명분까지 정조와 동일시했으며 군주를 위해 영의정 자리마저 초개처럼 내던진 ‘동고동락의 리더십’으로 군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이처럼 글쓴이는 8명의 삶을 기록한 다양한 역사자료를 바탕으로 각 인물의 지혜와 경륜과 처세술을 8가지 리더십으로 정리했다.

글쓴이는 “역사는 돌고 돈다. ‘해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지상 최대의 부자 군주 솔로몬의 말처럼 지나간 역사에서 우리는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며 “역사의 선각자들이 보여준 시대정신을 통해 오늘의 군주와 보스를 품어내는 21세기형 참모의 모습을 발견하기를 기대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처세의 철학을 읽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