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 1패 우열 가리기 힘든 상황…한 강세속 저력 과시
정치적 사안 매끄러운 처리 실력 인정, 이름값 기대

연세대 동기동창이면서 총학생회장 선후배간 세 번째 ‘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곳은 서울 서대문 갑. 이곳에 출사표를 던진 주인공이 통합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이다.
연대 동창 세 번째 격돌
우상호 의원은 당내 386의 대표 주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통합민주당 ‘대표 입’으로 크고 작은 정치적 사안들을 매끄럽게 처리하는 실력을 보이면서 자신의 인지도를 확보했고, 서울 서대문 갑 지역에 주인으로 자리매김을 약속하고 있다.
그에게 도전장을 던진 인물은 한나라당 사무부총장을 지낸 이성헌 전 의원. 이번 전쟁에서 피할 수 없는 두 사람은 연세대 81학번으로 모교가 위치한 지역구에서 세 번째 격돌을 준비 중이다.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서는 이 전 의원이 1350여표 차로 당선됐지만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우 대변인이 ‘탄핵 역풍’을 타고 1800여표 차로 낙승, 1승1패를 기록하고 있어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다. 이들의 인연은 또 있다.
우 대변인은 전대협 1기 부의장을 지낸 ‘386 정치인’의 선두 주자인 반면 이 전 의원은 당내 박근혜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활동, 정치색이 명확히 갈린다.
지역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한 총선 판세는 한나라당이 다소 우세한 곳이지만 최근 지역구 분위기가 조금 바뀌고 있다는 점을 감안 한다면 우 대변인측은 해볼 만한 지역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우 대변인은 “수도권은 어차피 여야의 이슈 가운데 어느 쪽이 먹히느냐에 따라 당락이 좌우된다”며 “새 정부의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는 지역 민심이 차츰 높아지는 게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우 대변인은 또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높고 이 전 의원의 조직력도 만만치 않지만 인물의 인지도 면에서는 우위에 있는 만큼 판세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겸손한 이미지로 두터운 신임 얻어
남양주 갑 지역에 출마하는 통합민주당 최재성 원내 대변인은 의정활동과 대선 기간을 거치며 나름대로 두각을 나타내면서 정치인으로서 검증과정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나라당 강세 분위기 속에서도 저력을 보이고 있는 최 대변인은 이번 총선에서 이변이 없는 한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SUNDAY가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에 의뢰해 지난 2월26~28일 경기 12개 지역구에 거주하는 유권자 48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총선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양주 갑 지역은 최 대변인이 28.0%를 나타내며 2위의 10.4%를 나타낸 2위와의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언제나 서민의 신음 소리에 귀 기울이며 사치스럽지 않고 검소한 모습, 그리고 겸손한 그의 모습에 지역 주민들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는 최 의원은 지난 8일 선거사무소를 열었다. 이날 개소식에는 손학규 당 대표를 비롯, 강금실 최고위원, 박기춘 국회의원 외에도 수많은 지역주민이 찾아와 격려했다. 이는 평소에 지역을 챙기는 그의 모습이 반영된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승리를 장담한 최 의원은 “남양주시를 교육·문화의 도시로 만들어 경쟁력을 높일 것이며, 4월9일 총선에서 승리해 대한민국의 정치를 선도하는데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또 “민주주의의 후퇴와 구태정치의 부활은 용납될 수 없다”며 “서민정치의 역사를 계속 이어 갈 수 있도록 남양주가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서울 송파병에 출마하는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서울 행정법원 판사 출신으로 외모와 친화력을 겸비한 대변인으로서 대선의 최전방에서 공격·수비수 역할을 원활하게 해내 ‘수훈 갑’이란 평가를 듣고 있다.
나 대변인은 지난 2006년 7월부터 1년 7개월가량 한나라당의 대변인을 맡아 굵직굵직한 정치적 사안을 매끄럽게 처리하는 실력을 보여줬고, 이로 인해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여성 정치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특히 대선 기간 중 이명박 대통령의 대변인을 맡으면서 높은 대중 인지도를 확보했다.
이제 눈앞에 다가온 18대 총선, 그동안 소홀히 했던 선거 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나 대변인. 여론조사에서 대변인 선호도 1위에 오른 그는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재선 의원의 꿈을 향해 뛰고 있다.
평소 국민들 눈높이에 맞는 정치인들이 늘어나야 한다며 ‘원칙을 지키는 정치인’을 강조해온 그가 이번 총선에서 여의도 입성에 성공해 국민들 앞에 다시 설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직 지역구 출마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보지 못하고 있는 자유선진당 지상욱 대변인은 톱스타 심은하의 남편으로 알려지면서 이목이 집중된 정치인으로 이회창 전 총재의 최측근이다.
지 대변인은 예전부터 이회창 총재와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는 등 정치계에서 주요 인물로 각광 받아왔다. 그는 이 총재가 2002년 대선에서 실패한 뒤 미국 스텐포드 대학에서 체류하는 동안 이 총재를 수행하며 이 총재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이후 이 전 총재를 보좌하면서 17대 대선을 치렀고 이 전 총재가 창당하는 자유신당의 중요 보직을 맡게 되어 정치인의 길을 걷게 됐다.
지 교수의 공동 대변인 임명에는 총선에 대한 이 전 총재의 의중이 담겨 있다. 전국정당을 위해 수도권에서 1석이 아쉬운 상황에서 지명도가 있는 지 대변인의 이름값을 높여주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이 총재의 대선 출마 선언에 따라 정치인으로 변신을 한 지 대변인이 이번 총선에서 금뺏지를 달고 여의도 입성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