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공명정대한 선택으로 잘잘못 따질 것
총선이 시시각각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대선과 바로 연결되는 국회의원 선거라서 더 정신없이 달려온 길이 이제 끝자락을 지나고 있습니다.대선 승리를 총선으로 연결시키겠다며 남들보다 먼저 총선 체제로 변환한 당도 있고 대선 후 찢겨지고 망가진 당을 추슬러 재도약의 의지를 다지는 당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가운데 지역주의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은 저만의 착각일까요?
한나라당은 영남, 통합민주당은 호남, 자유선진당은 충청. 누가 그 지역의 우선권을 특정 당에 주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반도가 정치 삼국지를 펼치고 있는 것 같다는 인식을 떨치기 어려운 형국이 되었습니다. 3金의 망령처럼 지역주의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기간 우리는 지역주의를 지우기 위해 모진 고생을 해왔습니다. 선거에 나선 이들은 ‘지역주의 타파’를 외쳐댔고 고착화돼있던 지역주의는 점차 우리 앞에 사라져갔습니다.
그러나 그토록 외쳐대던 ‘지역주의 타파’를 정치권은 잊은 듯합니다. 언제는 없애 자더니 이제 다시 선거전략을 이유로 ‘지역’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말 영남에서 필요한 인재는 한나라당에만 있고 통합민주당에 필요한 인재는 호남에만 있는 것일까요? 자유선진당만이 충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인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가끔 지인들을 만날 때면 묻곤 합니다. 각 지역의 당색이 정말 그러한지에 대해 말입니다. 그럴 때면 그들은 제게 말합니다.
“요즘 누가 당을 보고 사람을 뽑으려고 하겠나. 사람을 보고, 지역에 기여할 정책을 보고 뽑으려 하지. 그런데 말일세. 문제가 있다네. 지역에서 이름깨나 한다는 사람들, 사람들의 신망을 받는다 하는 사람들이 그 지역에 영향력이 있다고 하는 당에 몰린다는 것이지. 실제 민심은 당을 보고 뽑는 게 아니라도 ‘어디엔 무슨 당’이라고 주입하니까 지역의 인재들도 그걸 노리고 움직이는 거야.
사람들이 그 인재들을 뽑아주면 정말 그 지역은 또 하나의 당색으로 물들어 버리게 돼. 그리고 지역주의가 고착화되면 ‘뭘 해도 뽑아주겠지’라고 생각하게 되고 이미 물들어 버린 국민들은 거수기, 그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하지. 유독 한 지역에만 공을 들이는 정치권과 자신의 당색에 소신을 갖지 못하는 이들이 지역주의를 고착시키는 거야”
누군가는 “그 지역의 영향력은 아직도 누구의 것”이라며 과거를 현재화하고 누군가는 “각 당마다 기반이 되는 지역은 있지 않냐”며 지역주의를 포장합니다.
하지만 지역주의의 고착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면 타파의 대상이 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물이 고인 샘은 섞기 마련이고 바람이 통하지 않은 공간은 탁해지기 마련입니다. 당도 사람도 골고루 섞여야 견제와 균형의 미학도 발휘될 것입니다.
민심을 제대로 읽는 이가 ‘정치’를 할 줄 아는 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지역’을 강조하는 것은 들 중 많은 이들이 ‘금뺏지’의 집착에 민심을 등안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정치권이 바꾸지 못하면 국민이 변화를 주도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4월9일 국민은 공명정대한 선택으로 정치권의 잘잘못을 따질 것입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