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미국 경기침체는 이곳에 진출한 우리기업에게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코트라의 ‘미국 경기침체에 따른 현지 우리기업 비즈니스 환경’ 조사에 따르면 우리기업들은 “최근 1년 사이에 미국 비즈니스 환경이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이는 최근 현지소재 8개 무역관을 통해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 진출한 39개사를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한 결과다.
이들 기업들은 “미국의 경기침체 정도가 심각하며, 짧게는 1년, 길게는 2~3년간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기침체는 매출감소, 대금결제 지연, 수익성 악화 등으로 이어진다. 때문에 우리 기업들은 거래선 다변화, 원가절감, 판매가격 인하에 더해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도 고려중인 상태다.
특히 건설중장비, 주택 건축자재 판매 등 주택경기와 밀접하게 관련한 상품은 큰 위기다. 주택건설업체를 대상으로 건설중장비를 판매하는 A사는 2007년 매출실적이 전년대비 30% 이상 감소했다.
자동차관련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경기침체와 고유가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이 분야의 경우, 차량 판매 감소가 생산 감소로 이어져 우리기업이 빅3에게 납품하는 물량이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빅3가 차량가격을 낮추면서 부품단가 인하를 요구해, 우리기업은 납품물량 감소와 부품단가 인하뿐 아니라 원자재 가격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해있다.
실제로 자동차용 악세서리를 납품하는 B사는 거래처의 대금결제 연장 요구가 많아졌다고 답했다. GM에 자동차용 IT제품을 납품하는 C사는 최초 수주 때보다 최고 50%까지 납품 물량이 감소해 한국 내 공장가동률이 감소했다.
뉴욕 소재 현지 교포실업인과 중소사업자는 한국에 본사를 둔 현지진출 기업에 비해 훨씬 더 심각하게 미국 경기침체 타격을 받고 있다. 이들은 “작년 미국 경기가 9.11 테러 직후보다 좋지 않았으며, 올해는 현지기업 영업활동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업체는 “연간 매출의 60~70%를 차지하는 Fall Holiday 물량 오더가 줄고, 오더 결정도 지연돼 생산계획 수립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반해 캐나다와 멕시코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미국의 경기침체에 따른 영향을 아직까지는 받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현지에서 냉장고를 생산하여 미국에 수출하는 D사는 현저한 수출물량 감소를 경험하고 있는데, 이는 냉장고가 미국 주택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