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중 천신일 회장 행보 재계 관심 높이는 사연
세중 천신일 회장 행보 재계 관심 높이는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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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그림자, 삼성 '구원투수' 나설까?

최근 정치권과 재계의 눈길을 동시에 받은 인사가 있다. 바로 (주)세중나모여행의 천신일(64) 회장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파워엘리트 인맥 중 한 명으로 꼽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해프닝으로 막을 내리긴 했지만 최근만 하더라도 4.9총선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 ‘0순위’로 거론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자신이 보유한 세중나모여행 지분 140여억원어치를 사회에 환원해 화제가 됐다. 아무튼 천 회장은 이제 기업가로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그런데 최근 재계 인사들 사이에서 다시 천 회장이 부상했다. 왜 일까. 재계는 물론 여론의 이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삼성그룹과의 인연이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 이명박 대통령의 파워엘리트 인맥으로 꼽히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과 삼성의 인연이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은 천신일 회장.
삼성 통해 성장한 천 회장…MB 인연으로 호사가 입방아 올라
삼성특검 장기화되면서 새 정부와 삼성 가교 역할 관심집중

일반인에게는 다소 낯선 천 회장이 여론의 관심을 받은 것은 지난 17대 대통령 선거과정에서다. 이명박 대통령과 고려대학교 61학번 동기로 대학시절은 물론 졸업 후에도 돈독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현대건설 회장으로 있을 때 같은 아파트에 살았다는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서 고대 교우회 회장으로 활동하던 천 회장이 고대동문의 이명박 지지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각종 언론매체 또한 이명박 정부의 파워엘리트 중 한 명으로 천 회장을 꼽았다.

삼성 여행출장 도맡아 성장

그런데 최근 재계 인사들 사이에서 천 회장과 삼성의 인연이 관심으로 부상했다. 삼성특검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천 회장이 이명박 정부와 삼성의 교감을 위해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입방아가 나도는 것이다. 이미 특검 초기부터 모종의 가교역할을 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재계 일각으로부터 제기됐던 사안이다.

그렇다면 천 회장과 삼성의 인연은 어떤 것일까.
일단 천 회장은 1974년부터 제철화학 대표이사를 지내고, 1982년 세중나모여행을 설립하면서 여행업계에 뛰어들었다. 그는 세중나모여행의 최대주주(지분율 20.27%)로 지난 2006년에는 60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여행업계 강자로 자리를 굳혔다.

▲ 세중나모여행은 서울 태평로 삼성생명 사옥 19층을 본사로 사용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생명 사옥.
세중나모여행은 설립 이후 상용여행 부문에서 국내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가 해외항공권, 호텔, 허니문상품 등을 판매하는 패키지 전문이라면 세중나모여행은 출장서비스나 전시박람회, 맞춤여행, 연수 등 주로 기업체를 대상으로 여행을 알선하는 상용 전문이다.

최근에는 국내외 여행 알선 및 항공권 발권 대행업체인 투어몰여행(옛 한화투어몰) 지분 33.62%(9억9000만원)를 인수하면서 개인 패키지 상품분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일반여행업협회에 따르면 세중나모여행의 지난해 1~7월 항공권 판매실적은 인원수 기준 12만6281명으로 업계 5위. 이런 상황에서 52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여행전문사이트를 보유하고 매출액 기준 업계 6위의 투어몰여행을 인수함으로써 인원수 기준으로 자유투어를 제치고 하나투어, 모두투어, 롯데관광에 이어 4위로 올라섰다.

이 밖에도 세중정보기술, 세중컨설팅, 세중S&C, 세중게임즈 등 전체 관계사 매출이 1000억원대를 넘는 알토란 중견그룹을 성장시킨 장본인이 바로 천 회장이다.
재계에 따르면 이처럼 오늘날 세중나모여행의 성장을 이끈 이면에는 천 회장과 삼성의 인연은 무시할 수 없다. 현재 삼성그룹사의 여행물량 대부분을 도맡아 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물류사업도 세중이 맡고 있다. 일각에선 삼성이 여행업에 나서지 않는 이유로 천 회장을 꼽을 정도다.

삼성그룹사 한 관계자는 “천 회장이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함께한 인연으로 여행업에 나선 이후에는 삼성그룹사 여행출장을 대부분 맡아 하고 있다”면서 “이건희 회장과도 돈독한 사이로, 삼성그룹사 뿐만 아니라 CJ 등 관계사 등도 세중이 맡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보은 차원' 가능성 관심

이런 이유 때문인지, 세중나모여행은 현재 서울 태평로 삼성타운의 삼성생명빌딩 19층을 본사로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포스코의 여행물량과 물류부분 상당수도 맡아 하고 있다. 천 회장이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과의 인연이 바탕에 깔려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 회장 본인도 언론을 통해 박태준 명예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친분을 공개한 바 있다.
천 회장은 체육계 활동에서도 이건희 회장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이건희 회장이 레슬링협회 회장을 맡을 당시 이사직을 역임했고, 이후 1997년 이건희 회장이 협회 회장직에서 물러날 때 바통을 이어 받아 회장직에 올랐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전체 매출 비중에서 삼성그룹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달할 정도로 삼성과 깊은 인연을 맺어온 천 회장이 현재 어려움에 처한 삼성을 돕는데 힘을 보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면서 “위기에 빠진 삼성을 위해 보은 차원에서라도 이명박 대통령의 핫라인인 천 회장이 움직일 가능성을 두고 나오는 말들이다”라고 전했다.

아무튼 현재로서 이런 얘기들은 그저 말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추측일 뿐이다. 다만 삼성을 통해 오늘날 세중을 일궈낸 천 회장. 그가 위기에 놓인 삼성을 위해 정말 무언가 역할을 하게 될지 당분간 재계의 입방아는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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