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 자체는 인간에겐 피할 수 없는 질병이다.
한방에서는 치질의 원인은 피곤한 상태에서 포식을 하거나 평소 음식을 조절하지 않고 생활을 함부로 하면 그 폐해가 오장(五臟)에 들어가 발생하게된다고 본다. 지나친 음주, 과식, 과도한 성생활, 분노나 공포 같은 감정의 지나침 등이 모두 원인이 된다. 따라서 치질 환자들이 금해야 할 것은 욕심을 절제하고 차가운 음식, 술, 밀가루 음식, 맵고 열이 많은 음식은 삼가야 한다. 이런 것을 지키지 않으면 치료해도 효과가 없고 다시 재발할 수 있다.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과는 달리 대장암ㆍ직장암 발병과 치질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다만 직장암을 치질로 착각해 초기증세가 있는데도 병원을 찾지 않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대장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쾌변이 중요하다. 장 속에 변의 노출시간이 길수록 인체에 해로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찬 바닥에 앉거나 오래 서있거나 앉아 있으면 묵직한 통증과 함께 출혈이 생긴다. 치질 자체는 인간에겐 피할 수 없는 질병이다. 치질은 인류가 손을 사용하기 위해 두발로 일어섰기 때문에 만유인력의 법칙에 의해 혈액이 아래쪽으로 내려가 치정맥이 어혈되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항문과 심장의 높이가 같은 네발짐승에서 치질이 없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사실 치질은 50세 이상 성인의 절반이 앓고 있을 만큼 국민적인질환이다. 항문 주위에는 많은 혈관이 분포돼 있다. 화장실에서 ‘일’을 볼 때 힘을 주면 혈액이 항문 쪽으로 몰리면서 혈관이 늘어나고, 일을 마친 뒤에는 혈관은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오게 된다. 그런데 늘어난 혈관이 제자리로 회복하지 못하고 그 위를 덮고 있는 항문 점막이 늘어나게 될 경우 치핵(痔核)이 항문 밖으로 나오는 것이다.
그러면 치질에 걸리기 쉬운 사람은 따로 있을까? 잘못된 배변 습관과 과로로 인한 항문 근육의 약화 등이 주원인이 된다. 또 과음을 하면 치핵 내혈관이 확장되어 출혈이 생기게 된다. 오래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치질에 걸리기 쉽다. 여성들은 잘못된 배변 습관, 임신 출산과 관련되어 치질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 출산하는 여성의 3분의 1, 두 번 출산하는 여성의 3분의 2, 세 번 출산하는 여성의 전부에 치핵이 생긴다. 임신하면 변비가 생기는데다 태아에 의해 혈관이 눌리며 자궁 아래쪽의 혈액 순환이 잘 안되고,출산하면서 힘을 주다보면 항문 주위 혈관이 부어 치핵이 잘 생기기 때문이다. 치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항문을 항상 청결히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리고 좌욕을 생활화하는 게 좋다. 아침∙저녁 또는 배변 후 40도쯤 되는 물에 10~20분 좌욕하면 된다. 항문 주위의 원활한 혈액 순환을 도와 예방뿐만 아니라 증세도 나아진다. 변비는 치질을 악화하는 주범이므로 변비를 유발할 수 있는 맵고 짠 음식을 피하고 섬유소가 많은 음식과 수분을 섭취해 쾌변을 보도록 해야 한다. 책이나 신문을 보며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으면 항문 주위에 피가 오랫동안 몰려 증세를 악화시키므로 좋지 않다. 과로와 과음도 치질을 악화하며, 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앉거나 서있지 않는다.
시금치에는 식물성 섬유가 풍부하고 장의 운동을 활발하게 해 주는 작용이 있어 변비 치료에 효과적이다. 시금치에는 장 속의 열을 내려 주는 약효가 있으며 변비에 잘 듣는 검은깨와 함께 먹으면 효과가 더욱 뛰어나다.
20대 여성 왜 잘 걸리나
20대 젊은 여성들 중 변비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변비가 여성에게 많은 이유는 호르몬 때문이다. 여성의 월경과 배란의 리듬에 영향을 미치는 황체호르몬은 근육의 수축을 억제하려는 성질이 있어 대장의 연동운동을 억제하게 된다. 따라서 황체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는 배란에서 월경까지의 시기에는 변비가 생기기 쉽다.
전문의는 “여성은 호르몬뿐만 아니라 근육의 힘이 약하기 때문에 위와 내장들이 밑으로 늘어져 있어 대장운동이 둔해지게 된다”며 “이런 이유로 여성의 경우 배변이 더욱 힘들고, 신경마저 섬세해 환경의 변화에도 쉽게 좌우되므로 변비에 걸리기 쉽다”고 지적한다
젊은 여성 중 20% 가량이 변비로 고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작 적절한 변비치료를 받는 여성은 드물다. 변비를 병으로 생각하지 않는 데다 병원에 가기 부끄러운 증상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가까운 약국을 찾는다. 시판되는 변비약은 대부분 장운동을 촉진해 변을 항문 쪽으로 밀어내는 작용을 한다. 그러나 장운동이 약해 변비가 생기는 젊은 여성은 많지 않다. 노인에게나 가끔씩 있는 일이다.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 그런데도 장운동을 촉진하는 변비약만 찾다 보면 변비는 갈수록 악화된다. 변비약의 복용량도 점차 늘게 된다.
변비를 그냥 방치하면 치질 등의 항문질환에 걸릴 수 있다. 여성에게는 생리불순, 기미, 여드름 같은 피부질환도 유발한다. 또 장내에 부패물이 오래 머물기 때문에 신체 전체에 영향을 주어 쉽게 피로하고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만성변비가 되면 소화장애, 복부팽만감, 두통, 피부장애, 어깨결림 등이 생길 수도 있다. 노인성 변비의 경우 암모니아가스 등 유독성분이 뇌로 올라가 치매로 이어질 수도 있다.
배변을 돕는 마사지법
① 손을 비벼 따뜻하게 한다. 양손을 포개어 배를 감싸듯이 꾹꾹 누른다. 배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반복하여 점차 힘을 주어 눌러준다. 배에 힘이 들어가지 않게 양 무릎을 세우고 누워서 하는 게 좋다.
② 배를 양손으로 오른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 원을 그리듯 천천히 문질러준다. 대장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향해 있어 시계방향으로 자극을 주면 장운동에 효과적이다.
③ 배의 상복부에서 중복부, 하복부 순으로 내려가면서 양손 끝으로 눌러준다. 아침에 물 한컵을 마시고 하면 효과적이다.
대부분 대장암과 거리 멀어
50대이상 검붉은 피 검사 꼭 받길 육류섭취량 증가 등 식생활의 서구화로 대장암 환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대변에서 피가 비치기만 하면 덜컥 대장암을 의심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대장암의 한 증상이 피가 섞인 혈변을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장암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붉은 선홍빛 피가 섞인 변을 본다면 대장암의 가능성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치질 질환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젊은 사람들이 피가 섞인 변을 보면 치질이고, 50살 이후 사람들이 같은 증상을 보이면 대장암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무리가 있으며, 50살이 넘어도 오히려 치질 질환이 많다고 한다.
치질의 출혈 양상은 대장암과는 여러 점에서 구별이 된다. 대장암에서 피가 나는 정도는 대변을 본 뒤 닦는 휴지에 묻는 정도지만 치질에서는 흘리는 피가 변기를 붉게 물들일 정도로 훨씬 양이 많다. 치질의 출혈은 또 붉고 밝은 선홍색이며 주사기에서 물줄기가 나오듯이 뿜어 나오는 경우가 많고 배변 뒤에는 대부분 멈춘다. 아울러 평소에는 괜찮다가 술을 많이 마셨거나, 운동을 심하게 한 뒤나, 오래 앉아서 작업하거나 공부를 하는 경우에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물론 배변 습관의 변화로 변비가 생긴다면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피가 섞인 변을 보는 것과 함께 동반된 증상도 두 질환은 다르다. 치질은 항문이 가렵거나 불편한 느낌이 함께 있고, 휴지로 항문을 닦을 때 항문에 뭔가 만져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에 비해 대장암은 출혈과 함께 배가 아픈 경우가 종종 있고, 배에서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설사와 변비가 번갈아 나타나는 등의 배변 습관 변화가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치료 방법이나 예후는 크게 다르지만 두 질병 모두 예방법은 충분한 식이 섬유의 섭취와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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