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의 과열경쟁으로 무분별한 대리운전자가 늘어
연말연시 술자리가 늘면서 더욱 바빠진 대리운전 업체 그러나 대리운전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무보험 대리운전이나 대리운전기사에 의한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대리운전 업체들의 과열경쟁은 요금인하를 불러와 운전자들의 부담을 한층 덜어주지만 검증되지 않은 업체의 난립과 무보험 업체로 인한 사고 위험성 등이 따라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고객의 주의가 필요하다.
업체간 출혈경쟁으로 대리운전자 사고 위험 높아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역삼사거리에서 대리운전기사가 몰던 유모(39·여)씨의 승용차에 강모(32)씨가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 차주 유씨는 뒷좌석에서 잠든 상태였고 기사는 이미 달아나고 없었다.
앞서 27일에는 대리운전기사 손모(36)씨가 차주가 잠든 사이에 차를 훔쳐 달아나려다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손씨는 전과 9범으로 주민등록까지 말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리운전기사가 술을 먹고 대리운전을 하다 음주단속에 적발되는 어이없는 일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부산에서 24일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대리운전 기사가 사고를 내자 다른 운전자를 내세워 보험금을 타낸 혐의(사기)로 대리운전업체 대표 김모(38)씨를 구속되는 사건이 있었다.
김씨는 지난 5월18일 오후 10시30분께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대리운전 기사 송모씨가 고객의 승용차를 몰고 가다 오토바이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자 보험에 가입된 이 업체의 다른 대리운전 기사가 사고를 낸 것처럼 속여 합의금 등의 명목으로 보험회사로부터 850만원을 받아 낸 혐의다.
한편 청주에서는 만취한 사람에게 대리운전기사라고 속이고 승용차를 가로챈 혐의(절도 등)로 김모(28.무직.흥덕구 개신동)씨에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0월 길가에서 있던 만취한 장모(36)씨에게 다가가 대리기사라고 속이고 차 열쇠를 받은 뒤 장씨의 그랜저 승용차를 몰고 달아난 혐의다. 경찰조사결과 김씨는 장씨의 승용차에 훔친 번
호판을 달아 몰고 다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리운전으로 인한 피해가 잦은 이유는 대리운전업체가 난립하면서 대리운전 비용이 서울 전역 1만원까지 떨어지는 등 출혈경쟁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세한 대리운전업체들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것은 물론 자질이 부족한 기사들을 싼값에 마구 고용하면서 사고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대리운전기사는 15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지만 보험 가입자는 2만5000명 정도에 불과, 10명 중 8명 정도는 무보험인 셈이다.
대리운전사가 보험에 가입했더라도 일단 손해는 차주의 보험으로 우선 배상한 뒤, 배상한도를 넘어선 경우에만 대리운전사의 보험으로 처리가 되는 불이익이 돌아온다. 더욱이 무보험 대리운전사가 사고를 낸 경우 대리운전기사가 잠적하거나 대리운전업체가 나몰라라 하면 차주가 모든 책임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대리운전시 보험가입과 휴대폰번호 꼭 확인해야
서울, 경기지역 대리운전 업계 측에 따르면 12월 현재 정확한 업체현황은 파악할 수 없지만 어림잡아 수도권에만 300여 개 이상의 업체가 성업 중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행 대리운전 업체는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여서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개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대리운전자는 “무조건 싼 대리업체를 고를 게 아니라 보험가입 여부와 운전자의 휴대전화 번호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 대형업체를 이용
대리운전업이 성행하면서 대기업이나 전국적 네트워크를 구축한 대형업체들이 업계를 이끌어가는 주축이 되고 있다. 이들 대형업체는 운전기사들의 보험가입을 의무화하고 부당 요금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등 자체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어 고객들이 믿고 차를 맡길 수 있다는 게 업계 측의 조언이다.
▪ 대리운전 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
일부 대형업체는 직원들이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있지만 개인, 또는 소형업체의 경우 무보험 기사가 대부분이다. 무보험 대리 운전기사가 사고를 냈을 경우, 그 책임은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아오기 때문에 보험가입 여부 확인은 필수다.
▪ 단골 업체를 이용.
단골업체를 확보하면 요금과 서비스, 신뢰도 면에서 업체를 매번 바꿔가며 이용하는 것보다 큰 혜택을 볼 수 있다.
▪여성고객들은 여성운전기사를 이용.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여성고객들은 남성운전기사에게 차를 맡기는 게 못내 불안할 수 있다. 자칫 성폭력 사고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여성고객들은 업체 측에 여성운전기사를 보내 줄 것을 요구하면 된다. 소규모 업체를 제외하고 웬만한 규모의 업체들은 여성고객들을 위해 여성운전기사를 확보하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