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스토리채널은 인간이 사라진 지구의 모습을 예측하는 <인류 멸망 그 후(Life After People)>를 방송한다.
지난 1월 미국 히스토리채널에서 방송 된 바 있는 <인류 멸망 그 후>는 1995년 1월 미국에서 히스토리채널이 개국한 이래로 13년 만에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였다. 당시 540만 미국 시청자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엄청난 화제를 낳은 이 다큐멘터리는 한국에서 4월4일 밤 11시에 볼 수 있다.
인간이 당장 사라진다면 지구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인류 멸망 그 후>는 식물학, 생태학, 지질학, 기상학, 고고학 등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여 2시간 동안 인류가 사라지고 없는 지구의 미래를 살펴보는 프로그램이다.
<해리포터>, <타이타닉>, <스타워즈>, <쥬라기공원> 등 수많은 영화의 컴퓨터그래픽을 맡았던 할리우드의 특수효과전문회사 ILM에서 컴퓨터그래픽 작업을 하여, 프로그램을 보는 내내 가상 미래를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인류의 활동이 없는 지구의 모습은 체르노빌과 남한과 북한 사이의 공동경비구역(DMZ)에서 엿볼 수 있다. 1953년 이래 DMZ에서 인간의 발자취는 멀어져 갔고, 그 결과 55년이 지난 지금 인간의 모든 흔적은 사라져, 희귀종인 두루미가 습지의 새 주인이 됐다.
체르노빌 주변 역시 자연이 얼마나 빨리 변모할 수 있는 지를 짐작케 한다. 인간의 흔적이 사라진 체르노빌에선 처음에 쥐들이 들끓었지만 곧 사라지고 야생 보아 뱀과 늑대 같은 거대 포식자들이 등장했다.

이처럼 프로그램은 인류 활동이 없는 체르노빌과 공동경비구역(DMZ)을 토대로 미래 모습을 예견한다.
인류가 없는 도시에선 유리로 만들어진 건물들이 무너져 내리고 석조건물들이 붕괴된다. 에펠탑 역시 관리를 하지 않으면 수십 년 내 쓰러진다. 또, 지하도엔 지하수가 솟구쳐 흐르고, 하수구가 붕괴되며, 전등은 불타고, 화염은 도시를 삼켜버린다.
동물들의 세계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다. 쥐들은 음식 쓰레기가 줄어들면서 굶어 죽거나 매의 먹이가 되고, 곰과 늑대 등 야생 동물들은 인간이 사라진 도심으로 몰려오게 된다. 이로 인해 미국은 현재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것보다 세 배나 많은 동물들의 서식지로 변할 것이다.
이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최대의 승자는 바로 식물이다. 그 출발은 미약할 것이나 수십 년 내에 인간이 건설한 모든 것을 식물들이 뒤덮게 된다.
방송은 이처럼 인간이 사라진 이후, 다양한 환경의 변화를 보여준다. 과연 어떤 종류의 동물과 식물이 살아남을 것인지, 인간은 다시 살아 돌아올 수 있을지, 만약 다시 돌아온다면 생존이 가능한지 등 모든 궁금증을 파헤쳐본다.